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거세게 일면서 손학규, 김두관 후보 간의 ‘결선투표 전 단일화’ 성사 여부가 경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두 후보는 경선이 시작되기 전 모두 ‘역전 1위’를 기대했다. 경선 초반 문재인 후보의 기세를 확인한 후엔 문 후보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힌 2위를 차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2, 3, 4위 후보들끼리 연대해 역전극을 펼친다는 전략을 대안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아 결선투표 가능성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다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비문(비문재인) 후보들 캠프는 9월 초까지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할 것이란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다급한 쪽은 손 후보다. 1947년생인 손 후보는 5년 뒤면 일흔이다. 당내 역학구도나 향후 정치지형을 고려할 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대선 도전이다. 더욱이 영남에서 세가 약한 손 후보로선 김 후보와의 연대가 절실하다. 캠프 관계자는 30일 “단일화에 연연하지 않고 경선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면서도 “비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는 만큼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차하면 결선투표 전에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2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신으로 단일화될 것이란 자신감도 깔려 있다.
반면에 김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경선은 김두관의 힘으로, 김두관의 비전으로 완주하고 싶다”며 “연대가 없다는 제 생각은 확고하다”고 잘라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 쪽으로 단일화가 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도지사직까지 사퇴했는데 정치적 타격이 너무 크다”며 “차라리 경선을 완주해 ‘아름다운 2위’를 차지하거나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는 것이 차기나 대선 이후를 생각할 때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현재 지지율이 3위인 만큼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등을 돌릴 개연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올해 53세인 그는 장래를 위해서도 중도에 포기하는 모습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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