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적대시 포기하면 화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일 03시 00분


“美 잘못된 선택땐 핵 확장”… 화해 제스처-위협 동시에

북한 당국이 북-미 관계에 대한 장문의 글을 발표하면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기꺼이 화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사인’을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31일 A4용지 8장 분량의 ‘비망록’을 통해 북-미 관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한 뒤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리를 먹으려 하기 때문에 그에 대처해 핵을 보유한 것”이라며 “미국이 끝내 옳은 선택을 못하는 경우 우리의 핵 억제력은 미국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화되고 확장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외무성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행동으로 ‘용단’을 보여준다면 언제든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김정은 원수는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론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미국의 태도에 따라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북한은 4월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한 뒤에도 미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도 북한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7월 31일∼8월 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가 비공식 접촉을 한 사실이 공개됐고, 뉴욕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북한#북-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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