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때 자발적으로 찾아와”
‘KBS PD-TBN 총괄제작국장’ 梁씨 주장한 경력 가짜 드러나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측은 31일 인터넷 방송국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 씨(사진)가 1·15 전당대회 때 박 원내대표를 도왔다는 동아일보 보도와 관련해 “양 씨는 자원봉사자 중의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본보 8월 31일자 A6면 양씨, 공천뒷돈 시인… 檢 “단순사기…”
박 원내대표 측의 한 인사는 “1·15 전대 때 양 씨가 자발적으로 ‘돕겠다’며 찾아왔고, 본인이 알아서 ‘박지원을 지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뿐이다. 양 씨와 어떤 금전적 거래도 없었고, 문자메시지 발송과 관련해 지침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도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겠나”라며 “그러나 자원봉사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양 씨가 공천과 관련한 돈 제공자들로부터 받은 돈 일부를 박 원내대표의 선거 지원에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령 양 씨가 그 돈을 박 원내대표를 위해 썼다 하더라도 박 원내대표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
1·15 전대 때 박 원내대표를 도운 한 전직 의원은 “양 씨는 새벽 4, 5시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잦았는데 내용이 이상했다. 성격이 과격한 데다 술도 지나치게 많이 마셔 당시 박 원내대표 주변에선 ‘도움이 안 된다’는 푸념도 많았다. 심지어 동명이인인 양경숙 전 서울시의원이 ‘문제의 양경숙 씨, 저 아닙니다’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양 씨가 주장했던 학력과 경력도 허위로 드러나고 있다. 양 씨는 2002년 3월 한화갑 당시 새천년민주당 의원의 보좌관(4급)으로 채용될 때 KBS 성우와 PD, TBN(교통방송) 총괄제작국장 출신이라는 경력을 내세웠다.
그러나 KBS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TBN 측은 “총괄제작국장이란 직책이 없다. 1997년부터 1년간 양 씨가 방송직 3급으로 일했는데 보직은 ‘편성제작국 제작과장 직무대리’였다”고 했다. 한 전 의원 측은 “보좌관으로 딱 석 달(2002년 3∼5월) 일했는데 잡음이 심했다. 그때부터 그의 학력과 경력이 가짜라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사기 혐의로 여러 차례 송사에 휘말렸던 적도 있다. 연루된 민형사 소송이 6건이며, 지금도 서울서부지검이 13억 원의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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