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心을 어찌할꼬… 커지는 文의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8일 03시 00분


모바일투표는 압도적 1위… 순회-투표소투표는 孫에 뒤져
일각 “정통성 시비 휘말릴 수도”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내리 8연승을 거뒀지만 당심(黨心)은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는 6일까지 치러진 8개 권역 순회경선 누적 득표에서 9만5813표(46.81%)를 얻어 5만3113표(25.95%)에 그친 손학규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모발심(모바일민심)과 당심의 괴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문 후보(9만1471표)는 여론조사 추세를 따라가는 모바일투표에서 손 후보(4만7758표)를 압도하고 있다. 반면 손 후보는 당심을 대표하는 대의원 순회투표와 당원 및 일반시민 투표소투표에서 각각 1075표와 4280표를 얻어 문 후보(순회투표 752표, 투표소투표 3590표)를 5%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6일 ‘민주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전남 지역 경선에서도 손 후보는 비록 모바일투표에 패하며 2위에 그쳤지만, 순회투표와 투표소투표에선 모두 승리했다.

‘모발심은 문재인, 당심은 손학규’란 추세가 계속되면서 문 후보 측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6·9전당대회 때 당심을 완벽하게 얻는 데 실패하면서 끊임없이 당내 도전에 직면했던 이해찬 대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이해찬 후보는 지역순회 대의원투표에서 김한길 후보에게 줄곧 뒤지다가 모바일투표로 마지막 날 뒤집기에 성공했다. 당 관계자는 “당심을 얻지 못한 후보는 자칫 정통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투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7일에도 계속됐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바일투표에 대한 문제점을 많은 분들이 제기했지만 그때마다 지나가 버린 사건으로 치부했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재점화했다.

비문(비문재인) 후보 측은 “결선투표에선 현행 방식의 모바일투표에 수정이 필요하다”며 연일 당 지도부와 문 후보를 압박했다. 손 후보 측 한 재선 의원은 “정당정치를 무너뜨리는 것은 외부의 ‘안철수 현상’이 아니라 당심을 소홀히 여기는 잘못된 제도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 측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작금의 민주당 경선 파행 사태는 모바일투표를 강력 옹호했던 문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고 가세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문재인#민주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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