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눈물의 대표사퇴… 구당권파 바로 대행 선출

姜 “분당 못 막은 책임 통감 탈당-정치일선 퇴진… 귀향”

낮은 곳으로…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직 사퇴와 탈당을 선언한 뒤 국민에게 당의 분당사태 등에 대한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분당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그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며 당대표직 사퇴와 탈당, 정치 일선 후퇴를 선언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명심보감의 ‘행유부득 반구제기(行有不得 反求諸己·행하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으라)’라는 구절을 차용해 “‘구당(求黨)부득 반구제기’의 책임을 통감하며 당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때는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정계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이 발언에 대해 천호선 최고위원은 “‘진보정치혁신모임’이 추진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의 선도 탈당을 계기로 신당권파의 이탈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르면 11일 권영길 천영세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을 여는 데 이어 강동원 노회찬 심상정 등 지역구 의원 3명도 조만간 탈당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당권파는 이에 맞서 민병렬 최고위원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또 신당권파 비례대표 의원 4명(김제남 박원석 서기호 정진후)의 제명을 의결한 의원총회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내며 반격에 나섰다.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 4명의 제명안이 의총에서 가결된 데 대해 “‘셀프 제명’이라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며 “원래 비례대표 의원들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것이고 당을 나가겠다고 하면 당을 살릴 분들이 그 자리를 받아서 일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