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전쟁 시작 “文, 전통적 지지층 견고” vs “安, 표 확장성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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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 전문가들이 보는 文-安 강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중 누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로 최종 결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동아일보는 17일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지 가늠해 보기 위해 정치 전문가 6명에게서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장·단점, 예상되는 후보 단일화 방식을 들어 봤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지지율과 조직력, 이미지 등에서 두 후보의 장·단점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 원장에 대한 문 후보의 비교 우위로 ‘정당 후보’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안 원장에 대한 지지는 그의 연출된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진 만큼 지지층이 얼마나 견고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민정수석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은 문 후보에게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후보의 강점으로 ‘국정 운영 경험’을 꼽았지만,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노무현 정부의 공과(功過) 중 과(過)에 대한 공동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 원장의 최대 경쟁력은 ‘표의 확장성’이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은 문 후보보다 강하다”며 “넓은 정치적 스펙트럼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도 “안 원장은 기존 진보 진영에 중도층과 무당파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원장이 ‘확장성’을 지닌 건 역설적으로 그가 정치권 밖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후보에게 겹치는 이미지도 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안 원장뿐만 아니라 4·11총선을 통해 국회에 처음 입성한 문 후보 역시 ‘여의도 스타일’과는 비교적 거리가 멀다. 윤희웅 실장은 “권력을 추구하는 기존 정치인과 달리 시대적 소명을 고민하고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고 꼽았다. 이들의 출신 지역이 공교롭게도 새누리당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경남(PK)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 6명 중 3명이 ‘정치적 담판’을 꼽았다. 정치적 담판의 모델로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조건 없이 후보직을 양보했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두 사람이 11월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다가 막판에 지지율이 낮은 후보가 양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종찬 본부장은 일정 규모의 ‘국민대표’가 모여 양측의 정책을 충분히 듣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국민배심원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배 본부장은 “모바일투표 등 경선은 조직력이 강한 문 후보에게, 여론조사는 지지율이 높은 안 원장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한쪽의 아름다운 승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방식에 관심이 쏠리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철희 소장은 “대선에서 모든 초점을 단일화로 몰아가면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자신들의 정책과 생각을 밝힐 기회가 묻혀 버리고 만다”며 “단일화 방식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두 후보가 적어도 한 달간 정책으로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안철수#문재인#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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