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치특위 찾아 “쇄신 재뿌리는 일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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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0일 03시 00분


송영선 금품요구說에 격앙… 일정 바꿔가며 전격 참석
새누리 윤리위, 宋 제명 결정

태풍 피해 사천 찾아 빨래 봉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태풍 ‘산바’로 인해 피해를 본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송정부락을 방문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빨래를 하고 있다. 사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태풍 피해 사천 찾아 빨래 봉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태풍 ‘산바’로 인해 피해를 본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송정부락을 방문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빨래를 하고 있다. 사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9일 예정에 없이 안대희 위원장이 주재하는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경남 사천 수해현장으로 바로 가려던 일정을 갑자기 변경한 것이다.

박 후보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전날 박 후보의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뒤 탈당했고, 이날은 송영선 전 의원(경기 남양주갑 당협위원장)이 박 후보를 거론하며 기업인에게 금품을 요구한 내용의 녹취록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 정치가 지난 몇십 년 동안 해 온 것들에 대해 이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국민들이 정말 바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 마련을 이번에 꼭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의 때는 더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송 전 의원 사건에 대해선 “쇄신의 발걸음에 재를 뿌리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녹취록에서 송 전 의원이 “(박 후보의 측근에게) 2억∼3억 원만 갖다 줬으면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왜 이렇게 확산되는지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에 식구들이 많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치쇄신특위와 윤리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송 전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또 잇단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중앙당사에 별도의 ‘정치부패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들어온 제보는 윤리위가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단호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정치쇄신특위 산하에 박 후보 및 측근들의 부정부패를 검증하고 예방, 점검하는 ‘클린검증제도소위’(남기춘 위원장)를 설치했다.

송영선 전 의원
송영선 전 의원
송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의 광팬이라고 하는 A 씨를 소개받았고 그가 ‘17대 대선 때 박 후보의 측근 홍모 씨에게 25억 원을 줬는데 그 돈을 받아 달라’고 했다”면서 “내가 못 받는다고 거절해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녹취록 발언에 대해선 “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묻기에 ‘박 후보를 도우라’는 취지에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송 전 의원의 해명 과정에서 A 씨가 “박 후보 측에 25억 원을 건넸다”고 한 발언이 새롭게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주민등록초본 불법 발급 사건’ 및 6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쇄신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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