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0일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3자 회동에 대해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시에서 열린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안 후보의 제안이) 깨끗한 선거를 치르자는 얘기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최근까지 측근들에게 “절대 안 후보를 비난하지 말고 검증도 자제하라”고 수차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후보가 실질적 경쟁자가 된 만큼 태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늦었지만 (안 후보가) 출마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 소신,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 국민께 알리고 국민이 그걸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양대 포털사이트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 사무실도 찾았다. 박 후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포털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도 많이 질 수밖에 없다”며 “좋은 사이버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검색어의 공정성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지난달 ‘안철수 룸살롱’에 이어 아무런 내용도 없는 ‘박근혜 콘돔’이란 문구가 네이버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오른 데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추석 전까지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추석 이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바람이 거세지면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추석 전까지 정치쇄신안과 핵심 공약, 선대위 인선 등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이보다 더 파격적인 카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다.
새누리당은 이날 안 후보를 직접 비판하는 대신 야권후보 단일화의 문제점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 단일화는 안 후보가 강조한 정치쇄신과 맞지 않는 ‘권력 야합’이라는 것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중도 포기함으로써 민주당 들러리 역할을 하거나 야합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