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의장단에 선임된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역사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4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안에 나 같은 민주화 세력이 있다. 우리는 (1987년) 6월 항쟁을 우리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여러분은 잘못 알고 있다. 뒤져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발언은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 기자회견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전 의원은 6월 항쟁에 대해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이 주도해 전국을 다니면서 직선제를 요구한 것으로, 서울 일원에서만 있었던 저항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게 민추협"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그 때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후 반박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 재단은 25일 성명을 통해 "전직 대통령과 역사에 관한 사실 자체를 왜곡한 수준이하의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재단은 "'노무현 대통령이 6월 항쟁에 참여 안했던 사람'이라는 대목은 경악스럽다"며 "김 전 의원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과거 사실을 왜곡하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난 1985년 부산민주시민협의회에 창립 당시부터 참여하여 부산지역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1987년 부산에서 열린 6.10대회 때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 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장으로 호헌철폐를 외치는 시민, 대학생들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며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도 대선캠프 트위터(@mooncamp1219)를 통해 "새누리당이 요즘 무슨 허무개그 경진대회 하는가요? 거의 하루 한건씩 돌아가면서 망언 수준의 발언이 나오네요"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도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귀를 의심할 정도로 경악스러운 발언이고, 뻔뻔함도 이 정도면 신기의 수준"이라며 "즉각 사실관계를 바로 밝히고 고인(노 전 대통령)께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SNS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마치 변절한 독립운동가가 '총독부에 나 같은 독립운동가가 있고, 독립운동은 총독부가 했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라고 비꼬았다.
특히 김 전 의원이 26일 오후 박근혜 후보의 선대위 의장단에 선임된 사실이 전해진 후 그의 의원 시절과 일제강점기 그의 부친의 행적을 고발하는 글 등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파문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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