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인 부산·경남(PK)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런 흐름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박 후보의 대선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달 21∼22일, 문 후보의 선출 뒤인 이달 17∼18일, 안 후보의 출마선언 뒤인 19, 20일 및 24, 25일 네 차례에 걸쳐 각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달 22일 다자 대결에서 박 후보의 부산·경남·울산 지지율은 53.6%였지만 이달 18일 52.4%, 20일 43.6%로 떨어진 뒤 25일엔 38.8%까지 하락했다. 박 후보가 24일 부산을 찾은 것도 위기의식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에선 “PK 표심까지 이탈하면 대선은 필패”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에 다자 대결에서 문, 안 후보 지지율의 합은 꾸준히 상승했다. 8월 22일엔 33.5%(문 13.4%+안 20.1%)에 그쳤지만 이달 18일 37.7%(문 21.0%+안 16.7%), 20일 42.4%(문 20.6%+안 21.8%)로 오른 데 이어 25일엔 46.5%(문 22.1%+안 24.4%)로 박 후보의 지지율(38.8%)을 오차범위(±2.5%포인트) 바깥에서 제쳤다. 새누리당은 PK에서 야권 표가 30%를 넘으면 고전, 40%를 넘으면 필패라고 보고 있다. 이는 현 정부에서 PK 지역이 소외돼 발전이 정체됐다는 불만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PK 민심이 부산 출신인 문, 안 후보와 달리 박 후보를 대구·경북(TK) 후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많다.
박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역전을 당했다. 지난달 22일만 해도 박 후보의 부산·경남·울산 지지율은 60.8%로 안 후보(34.8%)를 크게 앞섰지만 격차가 점차 좁혀진 끝에 이달 25일엔 안 후보(47.2%)가 박 후보(45.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 대결도 격차가 줄었다. 8월 22일 박 후보 64.6%, 문 후보 28.3%이던 것이 25일엔 박 후보 49.0%, 문 후보 42.2%로 좁혀졌다.
안 후보는 25일 부산·경남·울산 지역의 다자 대결에선 24.4%로 문 후보(22.1%)를 앞섰지만 야권 단일후보 선호도에선 35.5%로 문 후보(44.4%)에게 뒤졌다. 문 후보가 4·11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해 기반을 다진 점과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문 후보에 대한 역선택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