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철수 멘토’로 불리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사진)이 26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민주캠프’의 국민통합본부장에 깜짝 발탁됐다. 문 후보 측은 “계층적으로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아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전략기획통으로 여러 차례 선거전략을 담당했던 윤 전 장관은 중도개혁 성향의 ‘책사’로 통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에 걸쳐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2000년 총선에선 이회창 총재를 도와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해 김윤환 전 신한국당 대표를 공천 탈락시켰다. 이 일로 이 총재와 김 전 대표는 원수처럼 돼 버렸다. 2004년 총선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도왔다. 한나라당에서 안 후보로, 다시 문 후보로 말을 갈아탄 셈이다.
문 후보는 윤 전 장관 영입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윤 전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수도권 경선 직전 문 후보 측 인사들이 ‘도와달라’고 부탁한 후 매일 다른 분들이 찾아왔다”며 “24일 문 후보가 2시간 동안 조찬을 같이하며 ‘국민 통합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청해 승낙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24일엔 자신을 만류하러 찾아온 새누리당의 중진 이모 의원에게 “박근혜 후보가 같이 하자는 얘기가 없는데 내가 갈 곳이 어디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동안 안철수 후보의 ‘멘토’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안 후보가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 김여진 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한 뒤 둘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정치권에선 그의 이력을 놓고 논란이 많다. 최근 안 후보의 ‘경제 멘토’로 거론됐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력 논란에 휩싸인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선거전략 전문가라지만 실제로 이긴 선거는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일에는 도리와 순서가 있어야 한다. 야권단일화도 안 됐는데 윤여준 씨부터 끌어들이다니 민주당 너무한다”며 “(선거) 기술자들에 대한 분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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