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 방문 앞 통합 강조… 속뜻은?

열린우리당 창당때 상처 입은 전통적 지지층 다독이기 포석
윤여준 ‘내무반 수류탄’ 지적에 “난 폭발적 위력의 사람 아니다”

담쟁이 선거캠프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오른쪽)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담쟁이 선거캠프’ 회의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7일 “민주당의 대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1박 2일 일정의 호남 방문에 앞서 국회에서 캠프 회의를 열고 “참여정부 초기 민주당 분당으로 인한 상처 등을 씻어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내 호남-비호남, 친노(친노무현)-반노(반노무현)라는 분열의 프레임을 극복하고 치열했던 경선 과정을 단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통합보다는 지지층 결속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였던 문 후보가 뒤늦게 통합 행보에 나선 것은 호남에서 안철수 후보보다 낮게 나오는 자신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문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핵심 당직자 간담회에서 “광주·전남 시민께서 저를 민주당 후보로 선택해준 그 순간부터 저는 호남의 아들이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윤여준 캠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소개하며 “국민통합을 위해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세력까지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원회는 통합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멘토단장에 고 김근태 전 의원의 부인 인재근 의원을 임명했다. 문 후보는 앞으로 통합을 화두로 삼아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으로 외연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문 후보가 중도에 대한 언급이나 노선 수정 방침을 시사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윤 위원장 영입이 ‘뜬금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어떤 명분과 전향의 과정 없이 그를 덜컥 끌어들이다니…”라고 비판한 것도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 종합편성TV 채널A 등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에 관한 일을 하는데 무슨 사상적 전향이 필요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윤 위원장 영입은 내무반 침상에 수류탄을 터뜨린 것이란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저는 수류탄처럼 대단한 폭발적인 위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문 후보가 현충원 참배 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문 후보에게 국민통합 관점에서 볼 때 적절한 행보가 아니라는 문제 제기를 했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기 때문에 곧 행동에 옮기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