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소액주주운동 주도… 경제민주화 경쟁 가열될 듯
대선캠프 이름 ‘진심캠프’… 安 “새정치 원하면 모두 연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캠프 이름이 ‘안철수의 진심캠프’로 정해졌다. 안 후보는 27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명칭 공모에 참여한 시민 150여 명과 번개 모임을 갖고 캠프 이름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미래’ ‘공감’ ‘희망’ 등 여러 후보작 가운데 ‘진심’이라는 캠프명을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일 대선출마 선언 때도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번개 모임에서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모든 분과 손잡고 세상을 바꿀 용기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새 정치’에 공감한다면 여야 모두에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재벌개혁에 앞장서온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정책총괄역으로 영입했다. 장 교수는 안 후보의 싱크네트워크 ‘내일’의 경제민주화포럼을 이끌며 외교 안보 통일 분야를 제외한 정책 전반을 주도할 예정이다.
한때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던 장 교수가 안 후보 측에 합류하면서 대선 정국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제민주화를 지휘하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치열한 맞대결도 예상된다.
장 교수는 이날 안 후보 캠프 합류 기자회견장에서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듯 “오늘 아침 아버님께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으니 아버님은 ‘지금까지 네가 살아온 바른 인생을 불사르고 가거라’라고 말씀하셨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또 장 교수는 “저승사자 말고 ‘재벌의 동반자’라고 해줬으면 좋겠다”며 “20년 전의 장하성이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안 후보가 대기업을 적대시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경제를 강조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1990년대 참여연대의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소액주주 운동과 기업지배구조 개선활동을 벌이며 재벌기업 견제에 앞장섰다. 하지만 그는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를 ‘왕관(王冠)의 보석’에 비유하며 경영을 가장 잘하는 회사로 평가하는가 하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검찰에 구속됐을 때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해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 올버니대학원 경제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박사를 거쳐 고려대 경영대학장 등을 지냈다.
한편 안 후보는 전날 부산, 경남에 이어 27일엔 전남 여수를 방문했다. 여수는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고향이다. 안 후보 측은 ‘처가 방문’이라고 강조했지만 추석을 앞두고 호남 민심잡기에 열중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로 안 후보는 여수에서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나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등 민생탐방 행보를 했다.
안 후보 캠프는 그동안 자제해오던 민주당에 대한 공격도 시작했다. 캠프에서 정치혁신포럼 간사를 맡고 있는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총선 후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인지, 왜 총선 후에 당내에서 패권주의라는 말들이 자꾸 나오는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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