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대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종북교육을 비난하는 삐라를 한국으로 띄운 것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한은 2004년 6월 4일 열린 제2차 남북장성회담에서 육상 군사분계선에서의 심리전 동시중단에 합의함으로써 전단을 띄우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을 당한 후 우리 쪽에서는 민간단체 등이 나서서 다시 전단을 띄웠다.
지난해까지 북한은 전단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19대 총선이 다가온 올해 4월 처음으로 전단을 띄우고, 한미연합군이 을지프리덤가이던스 훈련을 한 7월에도 띄웠다. 이번에 발견된 전단은 종북교육을 핑계로 여당과 국방부를 비난한 것이 특징이다. 풍향을 이용해 다량을 띄운 게 아니라, 사람의 눈길을 잡아끄는 방법으로 소량을 정확히 살포하려고 한 것이 특징이다.
북한이 전단을 뿌린 곳은 경기 파주군 일대로, 한강 하구를 지키는 육군 9사단(백마) 경계근무 병사 여럿이 북한이 전단을 뿌리는 것을 확인했다. 육군의 상황보고에 따르면 9월 29일(토) 밤 9시 27분쯤부터 5내지 10분간에 걸쳐 경계근무를 하던 병사들은 한강 하구 건너편인 북한의 관산반도 상공에서 빛을 내며 날아오는 물체를 발견해 보고했다. 그에 따라 여러 기관이 관찰한 결과 열을 내며 날아오는 물체는 조명탄으로 띄운 풍선인 것으로 판단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전 전문가는 “조명탄으로 풍선을 띄워 상대 병사들의 주목을 끈 후 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전형적인 심리전 방법이다. 풍향을 이용한 풍선 띄우기는 대량 살포에는 유리하나 정확한 살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조명탄에 달아 쏘아 올리면 원하는 지점에 전단을 떨어뜨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조명탄을 단 풍선으로 전단을 뿌린 것이 확실해지자 육군은 9사단을 비롯한 인접부대들에게 대북 감시 강화를 지시하고 북한이 살포한 전단을 발견하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밤 10시 37분쯤 9사단의 한 경계병이 전단지를 주워 보고를 했다(사진 참조).
이 전단은 휴전선을 지키는 국군을 선동하는 것이 목적인 듯, 한 면에는 ‘종북교육은 독재옹호교육’ ‘국방부와 새누리당은 당신들을 유신군대로 양성하고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씌어 있었다. 다른 면에는 ‘국방부의 종북교육은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과거 의문사를 한 것으로 거론된 인물들의 사진과 이름을 나열해놓았다.
실물 전단을 확보한 직후인 밤 10시 46분부터 5내지 10분간 오두산 전망대 근처의 경계 병사들이 또 다른 조명탄에 묶여 천천히 내려오는 풍선을 발견해 보고했다. 다음날 아침 이 부대는 북한이 보낸 전단을 찾기 위해 관할지를 수색했으나 찾지 못했다. 한편 같은 날 강원도 화천 지역에서도 북한이 조명탄으로 전단이 든 것으로 보이는 풍선을 쏘아 올린 것이 확인됐으나, 관할부대는 땅에 떨어진 북한 전단을 발견하지 못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전단 살포를 강화하는 북한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국군의 날인 10월 1일 해군 2함대를 방문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성동격서식 도발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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