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강지원-이정희, 캐스팅보트 쥘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 군소 대선후보 위력은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12·19 대선에서 군소 후보들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력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를 지낸 강지원 변호사,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 대검 공안부장 출신의 이건개 변호사. 동아일보DB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12·19 대선에서 군소 후보들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력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를 지낸 강지원 변호사,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 대검 공안부장 출신의 이건개 변호사. 동아일보DB
12·19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잇달아 출사표를 낸 ‘마이너(군소) 후보’들이 대선 판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와 ‘매니페스토(대국민정책계약) 전도사’로 알려진 무소속 강지원 변호사, 보수 성향의 무소속 이건개 변호사의 지지율은 현재 ‘빅3’ 후보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9월 24∼28일 실시한 다자구도 조사(유권자 375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6%포인트)에서 강 변호사는 3.7%의 지지율로 4위를, 이 전 대표는 3.3%로 5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5일 출마를 선언한 이 변호사는 아직 의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없다.

단순 지지율로만 보면 이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고 있어 이들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 차는 1.6%포인트,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이회창 후보의 표차는 2.3%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표 차가 적게는 1∼5%포인트, 수십만 표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3% 내외의 지지율이면 캐스팅보트로서 충분한 수준이 된다.

특히 통진당의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이 전 대표는 끝까지 완주할 경우 야권에 불리한 변수가 될 수 있다. 2002년, 2007년 대선에서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각각 3.89%, 3.01%를 얻었다. 진보 성향의 정당 후보에 대한 고정 지지층이 3∼5%대는 존재한다는 얘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도 박 후보와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데, 그렇다고 통진당과 섣불리 손을 잡을 경우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래저래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통진당은 이 전 대표와 민병렬 대변인을 상대로 당원투표를 거쳐 21일 대선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통진당에서 탈당한 심상정 노회찬 의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주축인 새진보정당추진회의가 대선후보를 낼 경우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추진회의 내부에선 후보를 내자는 의견과 내지 말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보수 성향 후보 가운데 ‘청소년 지킴이’로 유명한 강 변호사는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한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15대 국회의원(자유민주연합)을 지낸 이 변호사는 ‘국가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보수 표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여야는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선거 막판에 이 후보들과의 통합이나 지원을 얻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개연성이 높다. 이 후보들도 결국 유력 후보와의 연대 없이는 독자적으로 대선판도에 영향을 미치기 힘들기 때문에 내미는 손을 잡을 수도 있다.

헌법개정 같은 ‘메가톤급 이슈’를 고리로 대선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개헌 추진 조직을 출범시킨 날(25일) 같은 장소(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분권형 개헌’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변호사는 유력 후보나 정파를 ‘개헌 벨트’로 묶어 차기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강지원#이정희#이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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