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8일 정당과 국회 개혁의 핵심은 실천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대구대 강연에서 “정당개혁 방안이 많은데, 그중에서 하나라도 실천하면 국민이 먼저 진심을 알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대선출마 선언 이후 정치권의 변화와 개혁을 거듭 주문했으나 “말만 하지 말고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라”는 식으로 정치권의 반응이 되돌아오자 작심하고 반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강연에서 “지역, 계층, 소득, 대기업-중소기업, 남녀 격차 해소가 시대정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출마선언 뒤 처음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 불산가스 누출 사고의 피해를 입은 경북 구미에서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말라죽은 농작물을 살펴본 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처참하다”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가 과연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예방과 초기대응, 사후대책 모든 면에서 굉장히 미흡하다”며 전 주민 건강검진과 토양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까지 지내며 여당의 경제정책을 지휘했던 김성식 전 의원이 안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넘어간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추가 이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인들은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김 전 의원과 함께 탈당했던 정태근 전 의원을 비롯해 권오을 고진화 홍정욱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출신으로 호남이 고향인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도 안 후보를 돕는 포럼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와 함께 YS의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합류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 출신 박선숙,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을 공동 선대본부장으로 내세운 ‘좌선숙 우성식’ 투톱 시스템에 대해선 지지층 확산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이 많다. 두 사람은 초선의원 출신이지만 오랜 정당생활과 선거 경험을 가진 전략통이란 공통점이 있다. 정치 초년병인 안 후보가 두 사람을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전략을 정확하게 읽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중도층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안 후보가 두 사람을 내세워 좌우로 외연을 넓히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한편 안 캠프의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은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라디오에서 ‘10월 말부터는 단일화 논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 시기부터 단일화에 관한 논의들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겠죠”라고 답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구미·경산=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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