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선후보 캠프 진짜 실세는… 선거 지휘 파워맨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 대통령 선거가 6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진영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권 고지를 향한 각종 정책과 전략을 짜내고 있다. 후보 본인은 물론이고 후보와 수시로 통화하고 만나면서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각 캠프 ‘실세’들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들 중에는 당과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가진 인사도 있지만 명함 없이도 후보와의 깊은 인연과 두터운 인간적 신뢰를 바탕으로 물밑에서 영향을 미치는 이들도 있다. 후보들을 움직이는 각 진영의 실세들을 소개한다. 》
■ 朴 캠프 김무성, 캠프 총감독 역할… 이재만-최외출 ‘실세 참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진영에선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대표적인 ‘신(新)실세’로 부상했다. 그는 박 후보가 당대표일 때와 2007년 경선후보일 때 호흡을 맞춰본 경험과 특유의 정치력을 앞세워 박 후보 캠프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일주일 만에 선대위와 당을 장악했다. 김 본부장은 “사소한 것은 보고를 하지 않고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밝혔고, 박 후보도 “제발 그렇게 좀 하시라”고 했다고 한다. 선거 전반에 대한 ‘총감독’ 역할이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도 4·11총선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며 박 후보의 신뢰를 쌓았다. 매일 오후 9시 회의를 주재하며 전략, 기획, 메시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책 분야에서 박 후보의 심중을 가장 잘 헤아리고 있는 ‘실세 참모’로는 이재만 의원실 보좌관과 최외출 기획조정특보(영남대 교수)가 꼽힌다. 두 사람은 박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 초기부터 15년 가까이 정책을 다듬어와 가족과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보좌관은 후보 의원 보좌진 4명 중 선임 격으로 정책뿐 아니라 인선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특보와 함께 15일 후보 비서실로 자리를 옮긴 안종범 강석훈 의원은 2007년 경선 패배 이후 박 후보의 정책을 연구하고 공약 초안을 작성해온 심복들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정책 분야의 최종 자문 및 결정 역할을 맡는다.

박 후보가 삼고초려로 영입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정치쇄신안 마련과 박 후보 주변 검증 업무 외에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사 논란 때 한 시간 동안 박 후보를 설득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도록 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비서실 부실장으로 수행 역할을 해오던 이학재 비서실장은 최경환 후보비서실장이 물러나면서 비서실장을 맡아 일정을 총괄한다. 박 후보의 ‘비밀 연락병’ 역할과 더불어 현안이 터졌을 때 주변의 조언과 여론을 취합해 후보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박 후보의 전화를 가장 많이 받는 측근 중 한 명으로 공보단을 이끌며 ‘여론전’을 주도한다.

이재만 보좌관과 이춘상(홍보), 정호성(정무·메시지), 안봉근(일정) 등 의원 보좌관 4인방은 박 후보의 실무 지시를 직접 받고 있어 ‘문고리 권력’이라는 견제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 후보 진영의 2인자로 불렸던 최경환 전 실장은 7일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지방에서 휴식을 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직책은 맡지 않겠지만 후보의 신뢰가 두터워 별도 미션을 받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文 캠프 김경수, 文 모든 일정 동행… 노영민, 경선부터 ‘新 실세’


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을 전면 발탁한 ‘용광로 선대위’와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들이 포진한 비서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뒷받침하는 두 축의 ‘코어그룹(core group)’이다.

문 후보는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비서실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사람들로 채웠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수행1팀장은 문 후보의 모든 일정에 동행하는 최측근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문 후보에게 급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면 김 팀장에게 먼저 연락하곤 한다.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출신인 양정철 메시지팀장은 문 후보의 심중을 잘 읽는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문 후보의 자서전 ‘운명’과 출마 선언문 작성을 도왔고 홍보 창구 역할도 해 왔다.

윤후덕 비서실 부실장 겸 수행단장과 소문상 정무행정팀장, 윤건영 일정기획팀장도 문 후보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동지형 참모’들이다. 이들은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관을 지냈다. 선대위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부산 친노’의 좌장인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문 후보에게 직언할 수 있는 핵심 조언자라는 평가가 많다.

10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에는 박영선 위원장의 영향력이 크다.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캠프’를 총괄하는 그는 선대위 인선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위원장은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영입하려다 무산된 인연도 있다. 경선캠프의 선대본부장과 대선기획단 기획위원을 지낸 노영민 비서실장은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의상 콘셉트까지 최종 결정하는 ‘신(新)실세’다. 모든 보고도 최종적으로 그를 거쳐 올라간다.

김부겸 선대위원장은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캠프’의 좌장이다. YMCA 사무총장 출신인 이학영 선대위원장은 시민사회 쪽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단일화 로드맵을 비롯한 대선 전략 수립을 주도하는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매일 오전 열리는 캠프 상황점검회의의 핵심 멤버다. 선대위 인사 중 가장 먼저 선임된 우상호 공보단장은 공보 라인을 총지휘한다.

정책 분야에서는 미래캠프 내 경제민주화위원장인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복지국가위원장인 이혜경 연세대 교수가 투 톱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때 각각 대통령정책실장,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장을 지내며 문 후보와 호흡을 맞췄다. 이혜경 교수는 핵심 공약인 일자리 정책을 총괄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모든 의사결정은 선대위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진다”며 “문 후보는 비선 라인을 싫어 한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安 캠프 박선숙, 安지시 전달 창구… 캠프 전략 중심엔 김윤재

“안철수 후보는 최고경영자(CEO) 경험과 함께 오랫동안 조직관리와 리더십을 공부했다. 캠프 운영도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할 것과 책임을 주고 위임해야 할 것을 명확히 나누고 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15일 캠프 구성원들의 역할 및 안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안 후보가 캠프를 꾸려가는 스타일은 연공서열이나 개인적 친소 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신인이라 오랜 정치적 동지도 없다. 철저하게 역할 위주의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캠프에는 실세도, 측근도, 2인자도 없다고 주장한다.

캠프를 이끌고 각종 회의 및 업무 지시를 내리는 역할은 박선숙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이 주도한다. 최근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송호창 의원은 국정감사 등으로 아직 캠프 일에 깊숙이 개입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캠프 핵심 참모들은 매일 오후 8, 9시에 회의를 열어 각종 현안을 논의하고 선거 전략을 짠다. 후보가 이 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다. “후보의 캠프 방문은 유세 일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회의는 박선숙 김성식 본부장이 총괄한다. 회의에는 선거 전략을 맡고 있는 김윤재 미국변호사, 유민영 대변인, 강인철 법률지원단장,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등 ‘7인방’이 주요 멤버로 참석한다. 7명 중 변호사가 4명(김윤재 강인철 조광희 금태섭)이다. 분야별 실무팀장도 현안에 따라 참석한다.

안 후보는 수시로 전화 등을 통해 박 본부장에게서 각종 현안과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는 분야별로 업무에 따라 역할을 확실히 주며 참모진이 협의해 올리는 의견은 최대한 존중한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반드시 자신이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선거 전략은 사실상 김윤재 변호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미국 버클리대를 졸업한 그는 정치컨설턴트로는 보기 드물게 미국에서 굵직한 선거를 경험했고 판세 분석이 정확하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맡아 실력을 입증했다는 평을 받는다.

안 후보 캠프의 또 다른 한 축은 정책 총괄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다. 그는 외교안보 정책을 제외한 캠프의 정책 전반을 조율하면서 공약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안 후보는 15일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출신인 김인현 씨를 메시지 관리를 담당하는 분석대응실장에 임명하는 등 캠프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채널A 영상] 베일 벗은 ‘안철수의 사람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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