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8촌 누나 이근이 씨(87)가 실종된 지 5일째지만 경찰은 별다른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는 경북 청송경찰서는 19일부터 수색 인력을 하루 70여 명에서 300여 명으로 늘리고 수색 범위도 5km에서 10km로 넓혔다. 이 씨가 최초 실종 지점에서 멀리 벗어났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의 행방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일대 야산이 매우 가파른 데다 깊은 골짜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야산은 경사도가 보통 60∼70도가 넘어 건강한 사람도 쉽게 오르기 힘들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더 지나면 이 씨의 생존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보고 헬기까지 동원해 수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건 당일 외에 목격자나 제보도 더는 없다. 건강한 사람도 오르기 힘든 산에서 이 씨가 발견되지 않는 것은 누군가가 납치했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최초 실종 현장인 송이농장 움막은 해발 약 300m에 있다.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가팔라 몇 걸음만 내디뎌도 금방 숨이 턱까지 찼다. 어떤 곳은 손으로 나무나 땅을 짚고 올라야 할 정도다. 마을이 있는 송강리까지 왕복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다. 이 씨의 가족은 수십 년 전부터 매년 이맘때면 송이를 캐기 위해 움막을 짓고 한 달씩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야산은 이 씨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닐 천막으로 만들어진 움막은 약 30m²(9평)로 잠자리는 물론이고 취사 공간도 있었다. 주변은 서너 발짝만 가도 곳곳이 낭떠러지였다. 이 씨는 15일 오전 가족이 생필품을 사러 간 사이 이곳에서 사라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가 있는 마을은 움막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며 “이 씨가 마을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마을에서 범죄를 당했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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