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朴>文>安… 물고 물리는 지지율, 한치 앞이 안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 대선 D-58… 빅3 대혼전


18대 대선이 5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빅3 대선후보 중 누구도 우위를 말할 수 없는 대혼전 양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모두 ‘링’에 올라온 지난달 중하순엔 문 후보의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과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국면이 있던 추석(9월 30일) 연휴에도 한 차례 지지율이 출렁거렸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뚜렷한 지지율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세 후보의 지지율이 서로 물고 물리는 모양새다. 다자 간 지지율 조사에선 박 후보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안 후보, 문 후보의 순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양자대결과 야권 단일후보 지지율을 함께 보면 어느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MBC-한국리서치의 18일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46.5%)는 박 후보(42.9%)에, 박 후보(44.7%)는 문 후보(43.9%)에 각각 근소하게 앞섰다. SBS-TNS의 17, 18일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안 후보(47.3%)는 박 후보(44.7%)에게, 박 후보(47.5%)는 문 후보(43.2%)에게 각각 박빙의 우위 구도를 보였다.

그러나 야권 후보 단일화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선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한국리서치와 SBS-TNS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는 안 후보를 각각 1.9%포인트, 6.4%포인트 앞섰다. 문 후보는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에게 밀리지만 야권 후보 적합도에선 안 후보보다 나은 것으로 조사된 셈이다. 이를 놓고 적지 않은 박 후보 지지자들이 안 후보보다 문 후보가 본선에서 겨루기 쉽다고 보고 역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박 후보 캠프 내에선 문 후보를 더 쉬운 상대로 볼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처럼 세 후보 간 ‘물고 물리는’ 지지율로 주 표적을 찾아야 하는 각 후보 캠프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대선 정국을 뒤흔들 대형 어젠다가 없는 상황에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세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도 한 특징이다. 10월 들어 후보 단일화를 겨냥한 문 후보의 ‘안 후보 깎아내리기’와 안 후보 측의 반격 등 두 후보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자 ‘박근혜 상승, 문재인 하락, 안철수 정체’ 기류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내 정수장학회 논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해지자 안 후보는 ‘반사 이익’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실제 한국갤럽의 15∼19일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 구도에서 안 후보가 48%의 지지율로 박 후보(43%)에게 앞섰다. 박 후보는 8∼12일 조사에 비해 4%포인트 떨어지고, 안 후보는 2%포인트 오른 결과다. 문 후보 역시 양자 구도에서 46%의 지지율로 박 후보(45%)를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에선 문, 안 후보가 모두 박 후보에게 뒤졌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지율 혼전 양상은 선거 후반부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지지율 변동이 있으려면 여론을 주도할 쟁점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후보도 자기 주도의 쟁점과 메시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각 후보가 ‘관심→매력→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게으른 선거’”라고 지적했다.

[채널A 영상] 야권 후보 단일화, 최대변수는 박근혜 지지율?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선#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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