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내주 단일화 접촉을”… 安측 “11월 10일 공약발표 뒤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7일 03시 00분


중재 나선 원탁회의 원로들 “정당정치 현실 고려” 安압박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의 기 싸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두 후보 캠프는 26일에도 야권 단일화 시기, 정치쇄신 방안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문 후보 측은 하루라도 빨리 단일화 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안 후보 측을 압박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6일 “대선후보 등록일인 11월 25일 전에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내주 중에는 단일화를 위한 만남을 공식 제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물 간 연대가 아닌 가치연대를 이뤄야 하는 만큼 정치쇄신 방안과 정책들을 조율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어서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안 후보 측이 제의를 받아들이면 단일화 방식, 정치쇄신, 정책조율 등 세 부분으로 나눠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정책을 총괄적으로 발표하는 11월 10일 이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총괄적인 공약을 내놓기도 전에 단일화 협상부터 하면 가치연대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단일화 시기가 늦춰질수록 민주당의 조직력이 큰 힘을 발휘하는 국민경선이 어렵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단일화 중재를 자처하고 나선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 인사들은 안 후보에게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함세웅 신부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이상은 참 훌륭하지만 정당정치에 대한 현실성, 헌법이 보장하는 현실성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25일 원탁회의에서) 부드럽게 표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상근 목사는 안 후보를 압박하면서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의 요구를 들은 척도 안 하는 태도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문-안 단일화#정당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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