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경선으로 후보 단일화” 채근, 安측 “시간은 우리편” 느긋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29일 03시 00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돌직구전법’과 ‘안개전법’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는 28일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단일화 정국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 文측 “지금부터 2주간 준비해야”

문 후보 측에선 단일화 논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이목희 기획본부장이 단일화 4원칙을 제시한 것은 단일화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다음 달 10일을 전후해 단일화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를 대비하려면 최소한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지금부터 향후 2주일간 야권단일화 논의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현실을 고려할 때 4원칙보다 더 나은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단일화=야합’이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인물간의 연합이 아닌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는 세력 간 통합이 돼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108만 명의 선거인단 모집을 통해 선출한 문 후보가 단 몇천 명의 여론조사에 의해 단일후보에서 탈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여론조사만으로 승부를 짓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설령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입당 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서 불임정당이란 오명을 피해야 한다는 기류도 팽배하다.

○ 安 “시간은 우리 편”

안 후보 측은 구체적인 단일화 조건이나 일정 등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태도는 출마선언 당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 이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던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정치권 변화와 혁신’에 대해 안 후보는 여러 특강을 통해 △국회와 정당의 특권 포기 △국회 의석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축소 등 나름의 정치개혁안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또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장의 국민 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게 전부다.

안 캠프는 그러면서도 “정치개혁 과제들은 단일화 조건과는 무관하다”(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는 말을 하며 애매한 안개전법을 이어가고 있다. 안 캠프가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단일화 논의가 늦으면 늦을수록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야권에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힘의 쏠림 현상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안 후보가 야권 대표후보로 각인이 된다는 것. ‘시간은 우리 편’이기 때문에 그때 협상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가 본격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뛰어드는 시기는 최종 공약 발표 이후인 11월 중순경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야권#단일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