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단일화 신경전 속 인적쇄신 ‘물꼬’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일 11시 58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신경전이 팽팽하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카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의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문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타개하고 단일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다목적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정치위는 친노(친 노무현) 직계 인사 9인의 선대위 퇴진에 이어 '이-박(이해찬-박지원)' 투톱의 사퇴까지 이뤄져야 국면을 타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카드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조심스러운 눈치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의 쇄신이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안 후보의 지지층인 중도·무당파층이 이탈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이-박' 퇴진론에 대한 신중한 태도는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1일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의 상황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민주당 내에서도 우리가 먼저 진정한 정치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다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 함께 잘 살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 단일화 압박을 계속 이어갔다.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에 지금 착수하자는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정책논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왜 정치혁신과 정책논의를 위한 우리의 제안은 다 거부했느냐"며 "단일화의 방식과 경로를 논의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최규성·유은혜 의원 등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의원들도 기자회견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역사적 책무"라며 "실패하면 이명박 정권보다 더욱 무서운 수구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낙청 교수 등 재야 원로인사가 참여하는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는 논평을 내고 "정치혁신 방안에 관한 양측의 소통과 대화는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김성식 본부장은 "각 후보가 나름 고유의 정책과 비전을 갖고 국민 앞에서 소통하는 자체가 정책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단일화의) 전제조건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날선 기싸움도 이어졌다.

김 본부장은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와 관련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자의 역 선택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진 대변인은 "예의 없는 언사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자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신경전은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이 라디오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해 "모바일 경선이 여론조사보다 장점이 있다"고 말하면서 한층 더해졌다.

안 후보 측 박 본부장은 "정말 승리를 원하는지, 정권교체가 목표인지, 그렇다면 이렇게 겸손하지 못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 대변인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으로, 이런 태도야말로 국민 앞에 겸허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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