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의장인 김태호 의원이 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 논의를 비판하면서 ‘홍어×’이라는 원색적인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과 김 의원은 즉각 사과했지만 민주당은 “1997년, 2002년 대선 때 단일화로 패한 데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라며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선대위 회의에서 “대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하는 것은 국민을 현혹시키는 일”이라며 “국민을 ‘홍어×’ 정도로 생각하는 사기극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어×’은 ‘불필요한 것’ ‘만만한 것’ 등의 뜻으로 쓰인다. 서병수 새누리당 당무조정본부장은 그 자리에서 즉각 “부적절한 용어다. 표현에 잘못이 있었다”고 지적했고, 김 의원도 “분노의 표현이 지나쳤다”고 사과했다.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부적절한 용어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화들짝 놀라 서둘러 사과한 것은 홍어가 호남을 상징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은 당 행사 때마다 홍어를 내놓았다. 민주당에서 홍어는 정체성을 대변하는 ‘솔(soul) 푸드’인 셈이다. 2005년 2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에게 홍어 두 마리를 취임 축하 선물로 보낸 일이 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단일화에 겁먹은 새누리당이 ‘멘붕(멘털붕괴)’에 빠져 집단 히스테리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홍어에 막걸리나 한잔 해야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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