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로 예정된 경찰 경무관 보직인사에서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50·경무관·사진)이 현 보직을 계속 맡을 수 있을지 경찰과 검찰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황 기획관은 경찰 수사권 독립 주장의 선봉에 서왔으며 이번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 비리 수사를 주도해왔다.
경찰은 당초 13일 경무관 승진 및 보직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승진 내정자만 발표하고 이례적으로 보직인사를 미뤘다. 이는 경찰 수뇌부가 황 기획관의 교체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검경 갈등이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경찰 수사 책임자를 교체할 경우 일선 경찰관들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경무관 인사에서 황 기획관을 다른 자리로 보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사들이 대부분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황운하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수사권 독립론자가 경찰 수사 사령탑에 계속 있을 경우 검경 갈등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기류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4월 퇴임 직후 인터뷰에서 “2011년 초 황운하를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려 했지만 민정라인의 반대가 많아 그때는 그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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