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정면 충돌… 安 인적쇄신 요구에 “우리에게 맡겨라” 거부
“친노의 막후조정 의심은 단일화 말자는 얘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6일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됐는데도 해소되지 않거나 제게 보고되지 않는 것은 없다”며 “오히려 안철수 후보 쪽이 현재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자극적인, 과장된 보고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이처럼 작심하고 말한 것은 안 후보가 전날 “합의에 반하는 일들이 생겨 문 후보 측에 전달했으나 문 후보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비판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요구한 ‘민주당 혁신’이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퇴진 등 인적 쇄신을 의미하는 것이란 해석에 대해선 “선의의 충고는 고마운 일이지만 약간은 아슬하다. 어떤 것은 저희에게 맡겨줘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 측이 문 후보의 보좌관인 윤건영 씨의 단일화 협상장 배석을 거론하며 ‘친노(친노무현) 그룹이 막후 조종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문 후보는 “그렇게 의심하면 단일화 대상이 안 된다는 얘기밖에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어 문 후보는 “안 후보 측에서 단일화 논의를 미뤄왔기 때문에 마주 앉은 시간 자체가 너무 늦었다”며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풀 것은 풀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병행하자”며 즉각적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또 “미루다가 끝내 내놓는 방안이 과거(2002년)처럼 여론조사 방식이라면 국민이 정말 야단칠 것 같다. 여론조사나 담판 말고는 다른 방안이 없게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와 관련해 총사퇴를 표명한 10명의 선거대책위원장들에게도 “그럴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의를 반려했다.
문 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선대위원장단 회의 결과를 전하며 “후보 간 회동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조속한 후보 회동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의 ‘선(先) 민주당 혁신, 후(後) 회동’ 제안은 무색해졌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가 확고한 당 혁신에 대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면 바로 만나 새로운 정치의 실현과 얼마 시간이 남지 않은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발언 내용을 전해 듣고 “만나서 이야기해 봐야겠네요”라고 했다.
당초 두 후보가 약속한 단일화 시한인 후보등록일(25, 26일)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단일화 피로감’이 제기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시한을 넘기거나 ‘단일화 회의론’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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