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대립을 하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 지도부의 총사퇴 입장을 밝힌 18일 저녁 정동 달개비 레스토랑에서 긴급 회동후 레스토랑을 나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1일 야권후보 단일화 TV토론에서 대체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공세를 가하며 토론을 주도한다는 인상을 줬다. 안 후보 측에선 문 후보가 단일화 파트너임을 감안해 안 후보가 공격하지 않았음에도 문 후보가 거세게 압박한 것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이 때문에 22일 두 후보의 회동에서 단일화 방식에 대한 담판이 결렬된 것도 이런 두 후보 사이의 앙금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단일화 토론이기에 상대를 배려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제주해군기지, 참여정부 시절 국정실천 내용과 다른 현재의 공약 등에 대해 문 후보가 약간 피해가는 답변을 할 때도 그 정도면 국민이 충분히 상황을 이해했으리라 생각하고 더 추궁하기보다는 절제하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도 “참여정부의 정책적 실패에 대한 문제 제기를 캠프가 많이 준비했으나 안 후보는 질문하지 않았다”며 “정치쇄신안 문제 등에서 문 후보를 공격할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끝까지 참더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22일 문 후보와의 회동, 나아가 궁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문 후보와 민주당 지지층을 자극하려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캠프에서 나왔다. 토론에서 이기고 본선인 대선에서 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 후보가 TV토론에서 단일화 협상 내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단일화 방식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안 후보가 중시하는 새정치공동선언에서 합의된 국회의원 정수 조정의 취지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삼자 안 후보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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