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3일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안타깝다”라면서도 “늦었지만 안개정국이 걷히게 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사퇴는 유감”이라며 “정치 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이 민주통합당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겨냥해 “단일화 이벤트로 시간을 끌며 검증 기회를 박탈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덫에 걸려 들러리를 서고 있다” “결국 불쏘시개였다” 등 그동안 안 후보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가 어느 정도 불쏘시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도처럼 보인다. 이미 예상한 것이어서 비중은 크게 두지 않는다”며 후보 사퇴의 후폭풍을 경계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 측은 본선 상대로 수월하다고 여겨온 문 후보가 야권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4·11총선 때와 비슷하게 ‘과거 대 과거’ 구도로 갈 수 있고, 문 후보를 ‘노무현 제2정권’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새정치 대 구정치의 구도가 아닌 현실정치의 싸움이 됐고, 정당 간 대결에선 새누리당이 우위에 있어 왔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가 축제 분위기 속에 흔쾌히 손 들어주는 식이 아닌 안 후보의 희생처럼 귀결된 게 “나쁠 것 없다”고 보고 있다. 조해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중도층과 부동층, 정치 변화를 바라는 ‘안철수 현상’ 지지자들의 표를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