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한 車 뛰어오르고… 바짝붙어 주행… 하루 10곳 이동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일 03시 00분


■ 分단위 일정 ‘위험한 유세’

대선후보들의 빡빡한 ‘일정과의 전쟁’은 비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측 이춘상 보좌관이 교통사고를 당한 2일뿐만이 아니다. 붐비는 인파를 뚫고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이동하는 것이 반복되기 때문에 매일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달 28일 충청 지역과 경기 남부를 돌며 평균 한 시간 단위로 10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유세 장소로 이동한 뒤 단상에 올라 15분여 유세를 한 뒤 유세장을 빠져나가며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건네기 바쁘게 승합차에 올라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는 식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아산 온양온천역에서 오후 4시 10분경에 승차한 뒤 43분에 다음 유세 장소인 충남 천안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장에 도착해 겨우 일정(45분)을 맞췄다. 지도상 총거리 16.84km, 예상시간 32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맞춰 가려 노력한 것이다.

박 후보 유세에 따라다니는 차는 경찰 경호차량과 수행단 승합차, 대변인과 공보단 승합차 등 3∼5대다. 후보가 차량에 올라탈 때까지 경찰 경호원 등이 박 후보 승합차를 감싸고 있다가 출발하면 달리는 차에 뛰어가며 올라타 박 후보 차를 바로 쫓아간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유세 일정을 수행하던 이춘상 보좌관 등을 태운 카니발 승합차가 2일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국도 44호선에서 추돌사고 직후 크게 파손된 모습. 홍천소방서 제공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유세 일정을 수행하던 이춘상 보좌관 등을 태운 카니발 승합차가 2일 강원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국도 44호선에서 추돌사고 직후 크게 파손된 모습. 홍천소방서 제공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지방행 때 움직이는 차량은 후보 차와 수행차량 2대다. 보통 지역을 넘나들며 하루 10개씩 소화하며 문 후보도 다음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잠깐 단상에 올라와 연설을 하고 곧바로 내려와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인파를 뚫고 가다 보면 시간이 조금씩 지체되는 경우가 많고 그럴 때마다 수행 보좌진은 “빨리 이동해야 한다”라며 발을 동동 구른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아찔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문 후보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유세할 때 사람들이 도로 한가운데로 몰려나와 도로를 점거했고 오래 기다리다가 지친 차량들이 그냥 지나가려고 해서 사고가 날 뻔했다.

한 캠프의 수행비서는 “수행차가 많을 경우 앞차를 따라가기 위해서 다른 차가 끼어들지 않도록 바짝 붙어서 가야 하는데 그때 접촉사고가 날 수 있다”라면서 “특히 앞뒤에 경찰 차량이 호위하고 가는데 중간에 일반 차량이 멋모르고 차선을 변경해 끼어들면 난감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또 “바쁠 때면 고속도로에서는 100km에서 최고 150km까지 밟는다”라고도 했다.

두 후보가 워낙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대형 버스를 타고 함께 움직이는 양 캠프의 취재기자들은 ‘징검다리 취재’를 할 수밖에 없다. 보통 후보가 3개 일정을 가면 1, 2개 일정만 따라가는 식이다.

최우열·손영일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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