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정희 학창 시절엔 착하고 똑똑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16시 11분


"그 친구, 학창 시절엔 참 착하고 똑똑했는데…."

주사파 운동권에서 탈북자를 돕는 북한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6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에게 자숙을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이정희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4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보여준 상식 이하의 무례한 발언을 보며 무엇이 저 사람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 86학번, 이정희 후보는 서울대 법학과 87학번이다. 하 의원에 따르면, 단과대는 다르지만 두 사람은 통일운동을 함께한 선후배 사이다.

그는 "지금은 이 후보와 통진당이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며 "통진당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내 선거 부정과 종복(從北) 논란으로 국민의 믿음을 상실했고, 그 결과 분당이 돼 '진보'라는 글자가 들어간 당이 3개로 늘어났다. 민주당조차 통진당과의 연대를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주사파 조직은 '친일', '민족주의' 이슈들을 앞세워 대중운동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을 종종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남쪽정부'라 지칭하고, 북한의 미사일을 '실용위성'이라 부르며 천안함 폭침 사건의 본질을 부정하는 이 후보의 TV토론 모습은 '우리나라의 대통령 후보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 압권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리겠다'는 호언장담"이라며 "한국정치사상 전무후무한 망언의 하나로 기억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차피 더 이상 깎아 먹을 것도 없는 지지율이기 때문에 막 던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말들은 자제해 달라"며 "국민 앞에 반성과 성찰의 자세를 보이고, 무조건 후보직을 사퇴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또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접고 싶지 않다. 아까운 친구"라며 "통진당 내에서 이정희는 진성 종복주의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의 '남쪽정부' 발언에 대해서도 "당에서 평소 쓰던 북한식 단어가 습관적으로 튀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가 아직도 운동권 의식에 젖어 상대방을 경쟁자라기 보단 '우리 민족의 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TV토론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한지는 모르겠으나, 정치 생명 길게 가려면 그래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채널A 영상] 이정희에 휘둘린 TV토론? 후보들 진땀…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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