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 전 안철수 캠프 국민소통자문단장(사진) 등 9명의 소통자문단 위원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쇄신은 실종되고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향한 길을 선택했다. 문재인-안철수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안 전 후보의 선택은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자신이 규정한 구태 정치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전락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원 17명 중 6명은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정권교체와 새 정치 실현을 위해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한 안 전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국민소통자문단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나머지 2명의 위원은 자문단의 내부 갈등이 싫다며 어느 쪽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조 전 단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오랜 측근이다. 박 명예회장이 자민련 총재를 맡았던 1997년 총재 비서실 차장도 지냈다. 근본적으로 민주통합당 등 진보진영과는 이념적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며칠 전에도 안 전 후보에게 e메일을 보내 “독자 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전날 TV를 통해 ‘문재인-안철수 긴급 회동’ 소식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대립과 증오의 정치를 끊어내겠다고 했던 안 전 후보가 야권 정치인 중 한 명이 돼버렸다”며 “안 전 후보가 험난한 현실정치의 정글 속에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조 전 단장은 ‘안 전 후보가 독자세력을 만들면 다시 돕겠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됐으니 미안할 뿐이지…”라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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