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직을 맡으면 중도로 표를 확장하는 데 제한이 됩니다. 그냥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77·사진)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지난달 자택을 찾아가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라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이같이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선거의 주인공은 박 후보”라며 언론 인터뷰도 사양하고 있다. 그 대신 그는 주말을 포함해 매일 전국 6∼10곳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박 후보가 잘 가지 못하는 영남 등 선대위에서 짜 주는 지역으로 동선을 잡는다. 10일엔 백중 열세 지역인 대전 지역 7곳을 돌아다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안철수 씨가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해 놓고 민주당에 가담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것은 모순 중에 가장 큰 모순”이라며 “안철수는 모순덩어리, 배신덩어리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 후보는 스스로 빛을 못 내는 달과 같다”라며 “여자 한 사람을 당해 내지 못하고 남자 둘이 손잡고 뭉쳐 다니는 것을 보니 남자 체통이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 차례나 대선에 나섰던 이 전 대표가 이처럼 유세에 적극 나서자 정치권에선 의외라는 평가와 함께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인 스스로가 마음을 비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며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후보로 두 번 패배한 데 대해 마음의 빚이 큰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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