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경제분야 대선후보 TV토론
성장 - 일자리 뚜렷한 해법 없이 공약 제목 나열
“MB정부 민생파탄” “盧정부 양극화 최악” 설전
10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제2차 경제 분야 대선후보 TV토론이 열렸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국내외적인 경기침체와 국가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명확한 진단도, 뚜렷한 해법도 제시하지 못했다. 눈에 띄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각각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는 데 그쳐 “공허한 토론”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질문 1분, 답변 1분 30초’ 식으로 시간에 상당한 제한을 두다 보니 각자 이미 발표한 공약 제목을 나열하거나 기존 주장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노무현 이명박 정부 실패론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먼저 박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민주주의도, 경제 성장도, 남북관계도, 안보도, 지방균형발전도 모두 다 파탄 났고 물가도 오르고 가계부채도 늘었다”라며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5년간 4대강 사업과 부자 감세 등 5개 반(反) 민생법안과 예산안 날치기를 해 민생이 파탄 났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가 가장 심각했던 때가 참여정부 때였다”라며 “부동산 값이 최고로 뛰었고 양극화도 가장 심했다. 대학 등록금도 역대 최고로 올랐다. 국민의 원망으로 정권이 바뀐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야당은 맨날 일이 있으면 ‘박근혜가 답해라’ ‘박근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한 것 기억나느냐”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이건희(삼성전자 회장) 정몽구(현대·기아자동차 회장)가 있다. 이건희, 정몽구 씨를 헌법 위의 제왕이 아닌 법 앞에 평등한 보통 국민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며 재벌 개혁을 집중적으로 주장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어느 후보도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는 비전이나 ‘어렵지만 해낼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삶이 고달픈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지지율이 1%대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때문에 박, 문 후보 간 심도 깊은 토론이 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16일엔 사회 분야에 대한 3차 TV토론이 실시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