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이 이번 대선에서는 조용하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연합, 2002년 행정수도 이전 공약처럼 충청권 표심을 갈랐던 ‘빅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략적 투표를 해 온 충청 표심이 막판에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동아일보의 3차 심층면접조사에 참여한 충북 청주에 사는 이황표 씨(38·문재인 지지)는 “충청도가 타 지역에 비해 발전이 안 되고 있는 만큼 맞춤 공약이 절실하다”며 “좋은 공약이 나온다면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줄곧 앞서왔다. 박 후보는 지난달 27, 28일 7개 전국 지역 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51.1%(박) 대 36.6%(문)로 14.5%포인트나 앞섰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 이후 실시된 중앙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7∼10%포인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박 후보를 ‘충청도 딸’로 생각하는 전통적인 지지층이 두꺼운 데다 ‘세종시 수호자’라는 우호적인 분위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주에 사는 정창석 씨(41·박근혜 지지)는 “‘이상한 단일화’ 이후 박 후보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은 단일화 효과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전 동구에 사는 김해경 씨(45·여·문재인 지지)는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생각이 유권자에게 전달되면서 충청 민심도 점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