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인양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잔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북한이 가진 로켓 기술의 상당 부분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해군이 공개한 잔해는 3단 로켓인 ‘은하3호’의 1단 추진체 부분으로 연료를 잘 타게 촉진해 주는 산화제 탱크일 가능성이 높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길이(7.6m)와 지름(2.4m)으로 볼 때 연료 탱크보다는 산화제 탱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로켓에서는 1 대 1.7의 비율로 연료보다 산화제 비중이 크다. 따라서 1단 추진체는 연료 탱크(3.5∼4m)와 산화제 탱크(7.6m), 엔진(8m 내외)으로 구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는 “탱크 내부에 성분이 남아 있다면 산화제의 종류와 용량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로켓의 산화제로는 질산이, 연료로는 하이드라진이 쓰이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동체를 만든 금속 성분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의 로켓(미사일) 제작에는 알루미늄합금이 쓰이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상황이어서 북한은 이를 합법적으로 수입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이 새로운 복합 재료를 개발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잔해는 일부 그을린 흔적과 페인트가 벗겨진 것을 빼면 원형 그대로다. 2단과 연결되는 윗부분에는 각종 전자부품과 전선도 남아 있다. 옆 부분에는 붉은 글씨로 ‘신보급’ ‘신배기’ ‘신배출’이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에 지름 2cm 안팎의 구멍도 보였다. 산화제를 주입한 뒤 공기를 빼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로 추정된다.
이번에 인양된 탱크 잔해에다 엔진까지 추가로 발견되면 동력조정장치와 모터 등 북한 로켓의 핵심 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산화제 탱크는 빈 통이니까 가벼워 낙하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렸을 것”이라며 “엔진은 무게 때문에 수면에 부딪힐 때 산산조각 났거나 펄 속에 파묻혔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이날 청해진함이 접안한 경기 평택시 2함대 사령부의 군항부두에 헌병을 동원해 출입을 통제했으며, 취재진도 동체를 만질 수 없도록 차단선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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