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에 대한 각종 네거티브에 이어 고질적인 세대·지역 간 갈등 부추기기와 편 가르기식 선거전이 막판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15일 한 언론에 나온 대담 내용을 인용해 트위터에 “이번에 하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야. 인생이 통째로 걸렸어.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고 적었다. 꼰대는 주로 학생들이 쓰는 은어로 ‘늙은이(아버지)’ 혹은 ‘선생님’을 가리킨다.
이 발언이 중장년층을 비하한 것이란 반발이 확산되자 정 고문은 “불필요한 잡음을 원치 않는다. 혹 불편하신 분이 계셨다면 미안합니다”라며 이 글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이런 게 ‘십알단’이라는 거군요”라며 자신을 비판한 누리꾼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십알단’은 ‘십자군 알바단’의 줄임말로 주로 보수 성향의 주장을 하는 누리꾼들을 비꼬는 말이다. 팝아티스트 낸시랭 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젊어도 꼰대들이 많더라구요”라며 정 고문을 옹호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 등 회원 10여 명은 16일 민주당사를 항의 방문해 정 고문의 사죄와 정계 은퇴, 문 후보의 “진정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문 후보는 9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노인정책을 약속한 바 있다.
이들이 기자실에서 성명을 발표하려 하자 당직자들이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복도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정세균 상임고문이 대한노인회 대표단을 만나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동영 고문은 옛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고 있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에도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다가 ‘노인 폄훼’ 파문을 겪었다.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4일 부산 유세에서 “부산이 디비지면(뒤집어지면) 대한민국이 바뀌지 않나. 이번에 한번 바꿔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하루 동안 부산·경남 지역 유세에서 ‘부산·경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는 표현을 6차례 이상 했다.
이에 대해 작가 고종석 씨는 트위터에서 ‘노무현 정권은 부산 정권’ 발언으로 호남 유권자에게 상처를 준 문 후보가 고작 부산의 아들, PK(부산·경남)의 아들로 머물려 하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표율이 70% 정도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전략은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못한 중간층이 ‘이쪽도 저쪽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겠다’고 하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야당은 “투표 포기가 새누리당의 전략이냐.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국민의 투표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총공세를 폈다. 김 본부장은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새 정치를 바라는 합리적인 중도, 부동층 투표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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