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토론 이모저모
당일 불참땐 의자 그대로 둬야
끼어들어 반론… 추가 질문… 사회자 “물 한잔 마시세요”
16일 대통령선거 마지막 3차 TV토론 내내 사회자인 황상무 KBS 기자 맞은편 빈 의자를 눈에 거슬려한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마침 사각 테이블에 사회자의 오른쪽은 문 후보, 왼쪽은 박 후보가 앉자 가운데 자리가 비어 버렸다. 황 기자는 이를 의식해 토론 중간에 “(후보가) 당일 불참하게 되면 의자를 놔둬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빈 의자의 주인은 이날 후보 사퇴 선언을 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후보 사퇴 시 빈 의자를 그대로 두도록 한 것은 후보가 무단으로 TV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그 사실을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TV토론에 불참한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자는 취지인 것이다. TV토론에 참여하지 않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에게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후보는 공식 사퇴를 선언한 만큼 과태료 부과 대상은 아니라는 게 중앙선관위의 설명이다.
이 후보의 사퇴로 토론 방식은 이날 급하게 변경됐다. 1, 2차 토론과 달리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도 보장됐다. 토론 벽두에 사회자는 서로에게 덕담 한마디씩 하라고 요청했다. 예정에 없던 질문에 두 후보는 잠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문 후보가 “박 후보는 평소부터 잘 아시는 주제이기 때문에 잘하실 것 같다”고 하자 박 후보는 “문 후보님도 잘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가 사퇴해 맥 빠진 토론이 될 것이란 예측과 달리 토론은 곧 달아올랐다. 일대일 토론이어서 발언 기회가 많아진 두 후보는 상대 후보가 발언하는 도중에 자주 끼어들어 반론을 펴거나 추가 질문을 던지는 등 기 싸움도 치열했다. 토론이 과열되자 사회자는 두 후보에게 “물 한 잔 마시라”고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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