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로 김정은 체제 굳혔지만 인권 악화 ‘탈출구없는 수용소’ 전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8일 03시 00분


■ 美언론 ‘김정일 사후 1년’ 분석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1주기(17일) 행사에 자랑스럽게 등장할 수 있게 됐다.”

김정일 사망 1년 만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빠른 속도로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16일 지적했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김정일 사망 1주기를 평가하는 분석 기사에서 “장거리로켓 발사 성공은 김정은에게 부친과 조부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실현시켜 국제적 이목을 받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군사적 파워를 다지는 ‘게임 체인저’에 해당하는 사건이었다”며 “그의 다음 과제는 경제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하에서 인권상황은 더욱 열악해져 북한이 ‘탈출구 없는 수용소’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재단 연구원은 CNN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경험 없고 비밀스러운 후계자’라는 말을 들으며 집권한 김정은이 1년 만에 주목받는 데 성공했다”며 “장거리로켓 발사로 북한 주민의 사기를 올려놓고 정치적 정당성도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김정은은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에 ‘내가 돌아왔다’ ‘나를 무시하면 안 된다’라고 외친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국들은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가진 북한을 다루는 데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는 “김정은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경제 체제에 참가해 악화 일로의 경제를 살려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인데 김정은은 로켓 발사로 북한의 협상 파워가 커졌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올 초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고발한 책 ‘제14수용소 탈출’을 펴내 화제가 됐던 블레인 하든 전 WP 기자는 16일 WP 기고에서 “김정은은 군부 숙청 등을 통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자신이 친인척과 군부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부인과 함께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도 김정일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놀라운 변화”라고 밝혔다.

하든 전 기자는 “다만 김정은의 개혁적 발언 뒤편에서 강제 노동수용소는 그대로 운영되고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군대를 파견에 탈북자에 대한 감시와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김정일 사망 1주년#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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