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신드롬에 출렁… ‘27억 먹튀’ 시끌… 결국 朴-文 맞대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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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 인물로 본 대선레이스 결산


2012년 다양한 인물들이 대선후보군에 올랐지만 마지막까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 후보는 6명이다. 이 중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보수와 진보세력을 대표하며 정면승부를 벌이게 됐다. 지난 1년간 용꿈을 꿨던 인물들을 통해 18대 대선레이스를 되돌아봤다.

○ 정몽준 두 번째 고배

4·11총선 후 열흘 남짓 되던 4월 22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어 정몽준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재오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등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후보가 7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경선은 ‘박 대 비박(비박근혜)’ 구도로 짜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반대하자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경선을 보이콧했다. 정 의원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좌절이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 후보는 8월 20일 역대 최고 득표율인 84%로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비박 주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사사건건 박 후보와 갈등을 빚었지만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선 선당후사를 앞세워 박 후보를 지지했다. 정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누볐고, 이 의원은 찬조연설자로 나섰다.

3차례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11월 24일 박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역시 선진당과 새누리당의 합당으로 15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 모바일투표에 눈물 삼킨 손학규

민주당은 4·11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한명숙 대표 체제가 무너졌다. 6·9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후보와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지지를 업은 이해찬 의원이 대표가 됐다.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러진 당 대선후보 경선은 모바일투표 부정 의혹, 선거법 위반 논란, 이해찬-문재인 담합과 친노 패권주의 등 잇따른 공정성 시비로 얼룩졌다. 문 후보는 ‘지역순회 경선 13연승’을 내달리며 9월 16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손 고문은 경선 초반 당심의 우위를 바탕으로 선전했으나 모바일투표에서의 일방적 열세를 만회할 수 없었다. 모발심(모바일 민심)이란 신조어가 회자됐다.

○ 안철수, 돌풍과 백의종군

‘18대 대선은 안철수로 시작해 안철수로 끝났다’고 할 만큼 안 전 후보는 태풍의 눈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깜짝 양보’를 하면서 일약 ‘박근혜 대항마’로 떠올랐다. ‘강연 정치’와 ‘책 정치’ 등으로 일관하며 현실정치와 훈수정치의 경계선을 맴돌던 그는 9월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선에 본격 뛰어들었다.

안 전 후보는 “새 정치를 정권교체보다 상위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야권의 거센 단일화 압박에 11월 초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됐다. 11월 6일 첫 회동을 가진 문-안 후보는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단일화 룰을 둘러싼 갈등으로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위기를 겪었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11월 23일 안 전 후보는 전격적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사퇴했다.

○ 27억 원 ‘먹튀 이정희’

4·11총선에서 13석을 얻은 통합진보당은 원내 3당으로 부상했지만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권파와 혁신파로 갈려 격렬한 파벌싸움을 벌였다. 5월 12일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종복 논란이 불거지면서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이 탈당했고 결국 분당으로 이어졌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대선후보군에서 자진 하차했다.

통합진보당 탈당파는 진보정의당을 창당해 심상정 의원을 대선후보로 추대했지만, 그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월 26일 전격 사퇴하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선후보는 후보 등록으로 27억여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사퇴해 ‘먹튀’ 비난을 자초했다. 무소속 이건개 전 대선후보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함에 따라 대선판은 보수와 진보가 최대한 결집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정몽준#손학규#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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