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장소 보니 ‘대선 작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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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3시 00분


■ 방문 횟수-순서로 본 캠프 전략

대선후보의 유세 일정을 보면 후보 진영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지역별 방문 횟수와 순서에서 후보별 공략지역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8일까지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유세 일정을 비교한 결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111개, 90개를 소화했다. 유세 일정이 아예 없었던 날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박 후보는 6.5개, 문 후보는 4.7개의 일정을 잡았다.

○ 후보별 핵심 공략지역은 어디?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에만 4개 일정을 긴급 추가했다. 이로써 서울에서 19개 일정을 소화하며 전체 지역 중 가장 공을 들였다. 그만큼 서울에서 문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어 ‘최대 표밭’인 경기에서 18차례, 부산에서 15차례 유세에 나섰다.

문 후보는 경기에서 가장 많은 18개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도에는 전체 유권자의 23%가 집중돼 있다. 서울에서의 일정은 13번, 부산은 8번이었다.

부산·울산·경남(PK)을 모두 합하면 박 후보는 22차례, 문 후보는 20차례 유세전을 벌였다. 이 지역이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후보는 자신의 고향(경남 거제)이 있는 경남에서만 9개 일정을 소화했다. PK에서의 선전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의 유세 지역을 보면 두 후보의 타깃층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문 후보는 서울 13차례 일정 중 네 번을 대학가로 잡은 반면 박 후보는 주로 재래시장과 마트를 찾았다. 문 후보는 젊은층을, 박 후보는 주부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얘기다. 그 대신 박 후보는 18일 마지막 유세를 서울 건대역 주변으로 정해 ‘젊은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충청 지역에선 박 후보가 31번, 문 후보가 17번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충남 지역에서만 12차례 유세에 나서 이 지역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충남 지역에서 6개 일정을 소화했다. 반면 대전은 박 후보가 3차례, 문 후보가 6차례 유세에 나섰다.

○ 두 후보의 텃밭은 ‘찬밥?’

호남 지역은 박 후보가 7차례, 문 후보가 8차례 출격했다. 보수 후보로는 처음 이 지역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노리는 박 후보보다 문 후보가 더 많은 유세를 편 것이다. PK 출신인 문 후보가 ‘안방 지키기’에 나섰다는 의미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광주는 한 차례씩만 찾았다.

대구·경북(TK)의 경우 박 후보가 4개 일정을 소화한 반면 문 후보는 7개 일정을 잡았다. 문 후보는 대구에서만 5차례 유세전을 펴며 적지(敵地)를 공략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던 대구를 한 번 방문했다.

유세의 첫 출발은 박 후보는 대전, 문 후보는 부산이었다. 마지막 유세는 박 후보는 서울에서, 문 후보는 첫 출발지인 부산에서였다. 박 후보가 대전과 서울로 이어지는 수도권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문 후보는 부산의 민심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박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 서쪽 지역(인천 충남 전북 등)을 주로 찾다가 이후 특별한 동선 없이 거점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문 후보는 서울→충청→호남→경남→경북→강원까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국을 크게 돈 뒤 수도권과 부산에 집중했다.

이재명·윤완준 기자 egija@donga.com
#대선#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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