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1일 발간한 ‘2012 국방백서’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1953년 8월 30일 설정된 이래 지켜져 온 남북 간의 ‘실질적 해상경계선’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격년으로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NLL을 공식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임관빈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방부의 공식 입장인 백서를 통해 국민이 NLL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으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NLL이 더이상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민에게 그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다만 NLL을 ‘영토선’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NLL이 영토선이냐,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NLL은 휴전과 동시에 60년간 관할해온 수역으로 이미 영토선 개념으로 굳어져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백서는 일본의 영유권 도발에 대응해 독도 수호 의지를 대폭 강조했다. 2010년 백서는 ‘우리 군은 서북 5개 도서와 마라도, 울릉도, 독도 등 동·서·남해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올해 백서는 이 내용과 함께 ‘특히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군은 강력한 수호의지와 대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함정과 전투기의 독도 인근 훈련장면을 담은 사진도 2010년엔 1장을 실었지만 올해 백서엔 3장으로 늘렸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선 북한군이 해안지역에 배치된 해안포와 방사포 전력뿐 아니라 상륙 및 공중 전력을 전진 배치하는 등 서해 5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상시적 도발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백서는 평가했다. 북한군이 올해 들어 서해 NLL 인근 기지에 배치한 공기부양정과 공격헬기 등 대남 기습 전력의 위험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병력은 육군 102만여 명, 해군 6만여 명, 공군 11만여 명 등 총 11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사단급 부대는 2년 전보다 2개가 줄어든 88개로 파악됐다. 사단급 부대가 줄었지만 총병력은 변동이 없어 감축된 부대의 장비와 병력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보호하고 평양을 방어하는 평양방어사령부에 전환 배치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 “北 서해5도 도발능력 강화” ▼
북한군의 전차는 4200여 대, 장갑차는 2200여 대, 야포는 8600여 문으로 2년 전보다 각각 100여 대(문)씩 증가했고,
방사포는 4800문으로 300여 문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줄어든 방사포 전력은 대부분 107mm 이하
소구경으로 전체 전력상 큰 감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미사일지도국이 전략로켓사령부로, 국경경비사령부가
국경경비총국으로 각각 명칭이 바뀌었고, 고사포사령부가 평양방어사령부 소속에서 총참모부 직속으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사일 전력 증강과 함께 총참모부 중심으로 지휘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백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심각한 대남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기술해 2010년 백서와 같은 대적(對敵) 표현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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