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기간 국정원의 역할이나 위상에 대한 구상을 밝힌 적이 없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23일 “정보기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야당 대표로 겪은 노무현 정부 등을 지켜보며 축적된 구상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의 엄중한 상황을 돌파하는 데 적격인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장 인선은 2월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월 28일 김성호 전 법무장관을 첫 번째 국정원장으로 내정했었다.
우선 이번 대선기간 국방 안보 공약을 총괄한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거론된다. 국정원의 대북, 안보 정보를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전 장관은 통일부와 국방부, 국정원 등의 정보를 종합해 위기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로 신설 예정인 국가안보실 초대 실장으로도 거론된다.
권영세 전 의원, 김회선 의원 등도 거론된다. 둘 다 검사 출신이면서 국정원에서 정보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 3선 경력의 권 전 의원은 서울지검 검사 시절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에서 3년 동안 파견 근무한 적이 있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초선의 김 의원은 현 정부에서 국정원 2차장을 지냈으며 이번 대선 때 박 당선인의 네거티브 관련 대책팀에서 활동했다. 당선인 스타일상 측근 시비 등에 휘말릴 수 있는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대선 공약 수립에 깊이 관여한 3선의 진영 정책위의장을 거명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균형 감각이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안보단 소속 중 한기범 전 국정원 3차장과 송종환 전 주미공사도 국정원 경험이 있다. 한 전 차장은 국정원 북한정보실장을 지낸 정통 대북 정보통이다. 송 전 공사는 외무부 출신으로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정보실장을 지냈다.
국정원 내부에서 발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내부 승진 케이스로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국정원 기조실장-1차장으로 고속 승진한 김만복 전 원장이 유일하다.
현재 국정원은 남주홍 국정원 1차장, 차문희 국정원 2차장, 이종명 국정원 3차장, 목영만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차문희 2차장만 국정원 내부 출신이다. 남 차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교수 출신, 이 3차장은 육사 출신으로 합동참모본부에서 일했다. 목 실장은 원세훈 원장과 함께 서울시 인사다. 이들 중 일부는 조직 안정을 위해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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