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차기 정부 출범에 앞서 광역시장과 도지사들에게서 조언과 당부를 듣는 동아일보와 채널A의 릴레이 특별 인터뷰는 24일자 본보 1면과 10면에 게재된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각 시도지사로 이어집니다.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박근혜 차기 정부가 꼭 해야 할 일로 ‘측근·권력비리’ 근절을 꼽았다. 홍 지사는 22일 채널A 김광현 산업부장이 진행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민정수석을 대통령 친인척과 관계없는 사람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직을 떠난 지 8개월 만에 도지사로 일선에 복귀했다. 소감은….
“40년 만에 내려왔는데 고향 분들이 그래도 반갑게 맞아줬다. 고향에서 일할 기회를 맞았으니 좋은 도지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가 부패 청산이다. 경남이 16개 전국 광역단체 중 청렴도가 15번째로 거의 꼴찌다. 둘째는 경남도의 균형발전이다. 그동안 서부경남 창원중심으로 경남이 발전했는데 균형발전을 해야 하고, 그 다음은 재정건전성 강화다. 예산 6조2000억 원 중 부채가 1조1000억 원으로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세 번째로 많다.”
―어떻게 부패 청산을 할 것인가.
“만약 부패가 발견되면 연대책임을 물게 할 생각이다. 한 부서에서 부패가 발견되면 부서 책임자는 인사로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 내부감찰을 강화하고, 적발하면 쉬쉬하지 않고 검찰수사를 의뢰할 생각이다. 다 잡아가게….”
―경남에 부채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매칭펀드로 복지사업을 해 복지부문이 과다 지출됐다. 또 도비로 사업을 많이 해서 빚이 늘었다.”
―청사 이전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창원에 도청사를 처음 만들 때 창원이 산으로 둘러싸여 안전한 지역이라고 방위산업체를 집중시켰다. 그리고 도청을 만들었는데 전시에 청와대를 생각하고 7만 평을 줬다. 지금은 전시를 생각할 필요가 없고 지자체 중 요지에 7만 평을 가지고 있는 곳도 없다. 창원시는 여기에 두고 도는 요지를 팔아 다른 데 가자는 것이다. 팔아서 마산에 있는 지역을 살리고…. 땅을 비싸게 팔아서 진주에 제2청사 짓고 남는 돈으로 빚을 갚자는 것이다. 그런데 옛날 창원시민들이 반발하고 있어서 시도민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도청이전 문제와 상관없이 진주에 제2청사는 짓겠다.”
―차기 도지사에 또 출마할 것인가.
“그렇다. 그래서 공약을 5년 6개월로 상정하고 발표했다.”
―새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측근·권력비리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을 차단하려면 대통령민정수석실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역대 정권은 대통령 친인척과 친한 사람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친인척 비리를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정권 중반이 넘어가면서 비리가 터지기 시작하고 정권이 몰락의 길을 걷는다. 국무총리, 대통령실장보다 민정수석을 잘 임명해야 한다.”
―새 정부의 인사원칙은 뭐가 돼야 하나.
“청렴성과 능력이다. 역대 정부마다 지역 안배 얘기를 하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 탕평인사를 말하는데 지역 인사를 골고루 등용하는 게 탕평이 아니다. 언론도 출신지를 따져서 ‘지역 편중 인사다’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청렴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써야 한다. 지역 안배라는 말 자체가 지역주의가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요즘 검찰이 뭇매를 맞고 있다. 검찰 개혁은 어떻게 해야 하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가 검찰 개혁의 본질이 아니다. 중수부 폐지는 검사장 하나 없어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약 검찰총장에 ‘정치 총장’이 들어오면 다른 곳에 지시해서라도 수사를 왜곡시킬 수가 있다. 검찰 개혁의 본질은 자체 정화에 있다.
―어떻게 자체 정화를 하나.
“유명무실한 감찰제도를 제대로 해야 한다. 검사 비리가 터지면 제일 먼저 옷 벗겨야 할 사람은 대검 감찰부장이나 관련 부서 검사다. 평소에 제대로 감찰해야 하는데 어떻게 경찰도 아는 정보를 검찰이 모르고 있나. 모 부장검사처럼 가는 데마다 뇌물 받는 사람을 왜 적발 못했나. 자체 감찰을 해도 슬그머니 사표나 받고…. 다시 변호사 개업하고. 그런 게 잘못된 것이다.”
―과거에 비해 지금 검찰은 어떤가.
“과거에는 (부당한) 지시 안 받고 저항하는 검사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강골 검사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게 하다 보니 경찰에 업신여김을 당한다. 검사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선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정의감과 청렴성이 있어야 하고…. ‘상설 특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또 다른 검사를 만드는 것이다. 헌법상 수사권은 검사 임용을 받아야 한다. 민간인이 수사를 할 수 없다. 상설 특검은 지금 있는 검사 못 믿으니까 새로운 검사를 만드는 것인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단도직입적으로 중수부는….
“죽일 때가 되긴 됐다.”
―정치권과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거가 끝났으니 더이상 국민감정을 부추기고 상대를 자극하는 것은 피했으면 한다. 권력이라는 것이 돌아서면 아무것도 아니다. 5년이라는 세월은 찰나에 불과한데 거기에 매몰돼 자기 주관과 소신 없이 살다가는 아무것도 안 된다. 재집권했다고 새누리당이 들뜰 필요가 없고 민생 위주의 인수위를 구성해야 한다. 나도 도민에게 좋은 도지사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경남에서만은 진보·보수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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