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2013년 신년사는 동족대결로 초래될 것은 전쟁뿐이라고 경종을 울렸고 이는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박근혜) 당선자에게 대담한 정책전환을 촉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 달간 북한이 대남기조에 점진적인 변화를 보여 왔으나 박 당선인을 향해 대북정책 전환을 직접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1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대결인가 대화인가, 전쟁인가 평화인가, 제2의 이명박인가 아닌가 선택하라”는 공개질문장을 발표했다. 이후 북한은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실명 비난을 자제해 왔다. 대선 이튿날인 12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은 이례적으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 결과를 보도했다. 같은 달 27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국방백서 발간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면서도 “차기 정부는 이명박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며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 사이에 선을 그었다. 1일 신년사에서 북한은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내용을 아예 담지 않았다.
노동신문도 2일 “김정은 동지의 신년사를 높이 받들자”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과감히 벌여 나가야 한다”고 선동했으나 대남 비방 내용은 없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담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전날 북방한계선(NLL) 사수 발언 등을 언급하며 “반역의 무리들은 그대로 숨쉬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북남관계는 지난 5년처럼 또다시 대결과 전쟁이냐, 대화와 평화냐 하는 엄숙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해 대북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떠보기’ 성격이 큰 것 같다”며 “북한은 대화 공세를 펼치다가도 언제든 도발과 대남 위협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북한 신년사와 최근의 변화 기조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그동안 박근혜 당선인을 ‘광적인 대립주의자’나 ‘파시스트’로 불렀지만 대선 이후 박 당선인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신년사의 대부분을 경제발전에 할애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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