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주재로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첫째도 보안, 둘째도 보안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외 공보활동 창구 대변인으로 일원화 △직권 남용 및 비밀 누설에 대한 경각심 강조 △인수위 자문위원제 폐지 등을 인수위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인수위 때 설익은 정책 내용이 다양한 경로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혼선을 가져왔던 만큼 이번에는 내부의 정제된 내용만 대변인을 통해 밝히겠다는 것이다.
자문위원들을 두지 않기로 한 것도 인수위 명함이 남발되면서 발생한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역대 인수위에서 비상근 자문위원들을 통해 인수위 논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사례가 많았던 것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보안 강조에 대해 일부에선 ‘알리고 싶은 거만 알리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두 시간에 걸친 인수위 비공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도 인수위는 대변인 브리핑도 없이 기자들의 질문 몇 가지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나마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대변인은 “기삿거리가 안 된다” “(기조발제문 내용이) 영양가가 없다” “(영양가가) 있는지 없는지는 대변인이 판단한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그 과정에서 “낙종도 특종도 없다”고 한 윤 대변인의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취재진 사이에선 대변인이 발표하는 내용만 받아서 쓰라는 ‘보도지침’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도 “언론이 특종을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면 결국은 오보로 끝난다”며 취재진에 엄포를 놓기도 했다.
1차 전체회의에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인수위 워크숍에선 17대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인수위의 성공을 위한 과거사례 연구’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인수위 총괄간사역인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인수위 활동방향’을 기조 발제했다. 하지만 인수위원들 간의 토론 없이 일방적인 강의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장은 워크숍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공약 중에서 받아들일 것을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차분히 만들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장관이 임명되는 전철을 밟지 않도록 야당의 협조를 잘 받을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의 장막이 생기거나 내밀한 보고가 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것을 많이 신경 써 제도화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소통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7일 오전 박근혜 당선인 주재로 2차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인사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 당선인 비서실에는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 전 비서관이 합류한다. 이정현 정무팀장은 두 사람의 합류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비서는 정말 귀만 있고 입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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