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중국 정부의 특사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의 접견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대북정책에서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근혜 외교’의 키포인트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한중 관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지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당선인은 접견에서 “한중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양국 사이에 있는 강한 문화적, 역사적 유대감”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과 장 부부장은 농담도 주고받았다. 장 부부장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다소 어설프게 말하자 웃음이 터졌고 박 당선인은 중국말로 “신녠콰이러(新年快樂)”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한국어 발음이 어려웠겠다”고 하자 장 부부장이 “제가 원래 유머 전공”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에서 당선인의 인기가 높고 당선인을 중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여긴다”며 “당선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 ‘중국철학사’의 저자인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이 내 스승”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이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단 접견에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박 당선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이 농담을 할 정도로 중국어를 구사하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특사를 맡는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찾아 중국을 잘 아는 정치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2005년 방한했을 때 박 당선인을 만나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관련 서적을 인편으로 보내줄 정도로 두 사람의 친분도 깊다. 시 총서기는 2011년 12월, 지난해 3월, 10월 박 당선인을 초청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기반들을 토대로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균형외교를 통해 미중 간 협력에 기여하겠다는 외교 기조도 엿보인다. 박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이 나올 때도 미중 간 데탕트(긴장완화)라는 배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5, 16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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