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보고 내용 노(No) 브리핑”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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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부처의 업무보고 청취를 시작했지만 보고 내용에 대한 세부 브리핑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단 오늘은 구체적인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위가 부처별 업무보고에 대해 언급할 경우, 국민들께 불필요한 정책적 혼선을 불러오기 때문에 가급적 신중하게 공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은 업무보고 첫 날인데다 박 당선인이 일자리 창출이나 대북문제 등과 관련된 중소기업 살리기와 튼튼한 안보를 강조함에 따라 국방부와 중소기업청에 대한 업무보고 내용은 큰 관심사였다.

역대 인수위는 업무보고 내용을 대체로 상세히 브리핑했다. 5년 전 17대 인수위뿐만 아니라 15, 16대 인수위에서는 업무보고 시간이 이번보다 길었지만 업무보고 직후 대변인의 설명이 있었다.

이에 반해 윤 대변인은 브리핑을 하지 않는데 대해 "국민께 정책적 혼선과 혼란을 드리게 될 경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돼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의 실행력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발표가 나온 뒤 일각에서는 국민 여론에 의한 각종 정책 검증의 기회가 없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지나치게 당선인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눈총도 샀다.

이번 브리핑 논란은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당선인 비서실장, 대변인단 등 주요 인선 때 '밀봉인사' 논란에 이은 것이다. 인수위원 등 인수위 관계자들도 출·퇴근길이나 점심식사 시간에 취재진을 만나도 피하면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위는 이러한 '불통' 지적에 8일 언론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방침을 변경, 보충설명이 필요한 경우 인수위 분과위 간사, 인수위원이 직접 하기로 했지만 이날까지 사흘간 이런 경우는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한 차례뿐이었다.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건 당선인의 당부말씀인데 확정되지 않은 안이 외부에 알려져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공표되는 건 좋은데 혼선이 있을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인수위는 각 부처의 업무보고 참석자들에게 "부처로 돌아가서 업무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절대 하지 말라", "친한 기자들에게 보고 내용을 흘리면 해당자를 징계하겠다"는 등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위는 이날 간소화·실무형 업무보고를 받았다. 보고 형식도 그에 맞게 시간을 1¤3시간으로 간소화하고 보고 내용도 현재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평가와 공약 이행 세부계획,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등 철저히 실무적인 것에 집중토록 했다.

점령군처럼 행동하지 않겠다며 '낮은 인수위'를 선언했으나 업무보고장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첫 순서였던 국방부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전 김장수 간사가 5년 전에는 자신이 국방부장관으로서 업무보고를 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젠 인수도 받아버리네. 조금 부담스럽겠다. 옛날 장관이 인수받겠다고 떡 하니 앉아 있으니"라고 농을 건네자 임관빈 국방정책실장은 "조금 부담스럽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중기청 업무보고에서도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가 국정기획조정분과의 강석훈 인수위원이 들어오자 "우리 강 위원님 오시니 긴장했어"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지만 중기청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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