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땄다. 합동통신(현 연합뉴스) 기자 시절 연수를 갔을 때였다. 운전하기는 참 편했다. 차로를 바꾸려고 깜빡이를
켜면 어떤 차량이든 친절히 자리를 비켜줬다. 신호등이 없는 사거리에서도 서로 양보를 하며 상대를 배려했다. 올해로 무사고 35년째. 요즘도
주말이면 손수 핸들을 잡는다. 그런데 불안하다. 한국에선 반칙운전이 난무한다. 차로를 바꾸려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경적을 울리고 라이트를
번쩍거린다. ‘내 앞에 절대 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67)이 경험한 한국과 미국의
교통 문화가 그랬다. 맹 장관은 11일 “동아일보의 연중 기획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에 백분 공감한다”라며 “건강한 운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동 꺼…’와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안전운전 스티커를 제작하는 등 홍보 캠페인을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맹 장관은 반칙운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방향지시등 무시와 담배꽁초 버리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을 꼽았다. 그는
“차량을 운전하면서 담배꽁초를 밖에 버릴 경우 다른 차량으로 들어가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9월부터
경찰청과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단속하고 있다. 차량 안에서 DMB를 보거나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맹 장관은 “‘시동 꺼…’에서 어린이의 교통안전 문제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 달라”라고 당부했다.
행안부는 2010년 5월
어린이보호구역을 1만4921곳으로 늘렸다. 폐쇄회로(CC)TV 설치를 확대하고 과속 차량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위반 시의 범칙금과 과태료,
벌점을 2배로 높였다. 그 결과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2007년 179명에서 2011년 절반 이하(70명)로 줄었다.
맹 장관은
“인간의 생명에 투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통사고나 자연재해 모두 사전에 안전장치를 만들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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