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역발상의 경영인’으로 불리는 대전지역 소주업체 ㈜선양 조웅래 회장은 요즘 대전에서 지내는 경우가 드물다. 서울과 부산, 광주 등 국내 최고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이고 고등학생들로부터도 ‘러브 콜’을 받고 특강을 하러 다닌다.
그는 단돈 2000만 원으로 1인 창업한 ㈜5425가 성공을 거두면서 벤처 1세대의 성공신화를 만든 주인공. 이후 대전 향토기업인 선양을 인수한 뒤 회사이름 앞에 먼저 ‘에코힐링(eco-healing)’이라는 말을 붙였다. 자연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기업철학을 담은 것이다. “술장사가 치유라니….” 이것이 첫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는 바로 그의 역발상의 근간이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즐겨 찾던 대전 대덕구 장동 계족산 자갈밭 임도 14.5km에 사비와 회삿돈 30억 원을 들여 황토를 깔았다. 비에 씻겨 나가면 또 깔고, 황토가 딱딱해지면 덮어 씌워 깔거나 물을 뿌렸다. 무려 8년째 계속해왔다.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맨발축제도 해마다 열었다. 그 결과 사람들의 건강이 좋아졌고, 특이한 광경이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까지 알려지면서 명소가 됐다.
지난해부터는 매주 주말과 휴일, 비싼 돈을 들여가며 전문 오페라단원으로 이뤄진 ‘선양 에코페라단’을 꾸려 숲속 음악회인 ‘뻔뻔(fun fun) 음악회’도 열고 있다. 결국 소주 회사 이미지를 넘은 환경과 문화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가 전국에 불려 다니는 이유가 바로 ‘술장사가 건강을 이야기한다’는 상식을 뒤집는 역 발상 때문이다. 새로운 창의경영법인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전국에서 모두 80차례나 강의했다. 연말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대전 충남지역 고교 교실을 찾아가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을 외치며 “젊은이들여, 형식과 틀의 껍질을 깨고 무한한 끼와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에코페라단도 데리고 간다.
11일에는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The-K경주호텔(옛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부산지방국세청 및 세무서 관리자와 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그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보험사, 기업체 직원을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유명기업 회장단, KAIST, 대학교수 등 분야와 신분 고하가 따로 없다.
강의 내용은 ‘역발상이 세상을 바꾼다! 그러니 좋다’라는 뜻의 역(逆)·창(創)·락(樂)으로 요약된다. 초청강연회에서도 대전에 있는 계족산 황톳길과 대덕특구, 3대 하천 등을 소개하며 대전의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한다. 이달 25일에도 KAIST MBA과정, 28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 등에서 강의해야 한다.
23일 오후 7시에는 대전 CMB아트홀에서 봄 여름 가을 계족산에서 공연했던 선양 에코페라 숲속음악회를 연다.
“날씨는 춥고, 음악은 좋고…. 숲이 추우면 따스한 실내에서 기쁨을 드리면 되지요.”
최근에는 기업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창출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공유가치를 추구한다는 취지에서 회사 내에 CSV(Creating Shared Value)팀을 신설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