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브레인’ 최대석 사퇴… 개인문제? 파워게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위원 9일만의 돌연 사퇴 미스터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통일외교 분야 핵심 참모로 알려진 최대석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사진)이 갑작스레 사퇴했다. 인수위원 활동 9일 만으로, 인수위원이 중도에 사퇴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인수위 윤창중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최 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12일 인수위원직 사의를 표명했고 박 당선인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사퇴 이유에 대해선 “일신상의 이유로만 이해해 달라. 더 말하기 어렵다”며 입을 다물었다. 최 위원은 이날 사퇴 사실이 알려진 오후 4시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이후 본보 기자는 자택까지 찾아갔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인 최 위원은 7, 8년 전부터 박 당선인과 호흡을 맞추며 대북정책의 밑그림을 그려온 박근혜 외교통일팀의 원년 멤버다. 박 당선인이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틀을 잡은 인물이기도 하다. 2010년 말 출범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대선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 위원으로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수립을 주도해 왔다. 아버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4선의 고 최재구 전 공화당 부총재다. 박 당선인의 신임이 두터워 새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돼 온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어떤 곡절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위원은 8일 경남대와 북한대학원대 주최 연찬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연을 하고 고건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40여 명의 인사와 간담회도 가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최 위원이 총 4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잘 알겠다’는 말 외엔 발언을 가급적 삼가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였다”고 했다. 11일 국방부 업무보고 때는 “남북 군사회담 준비는 잘돼 가느냐”는 정도의 질문을 던졌으며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한다. 최 위원의 한 지인은 “10일 밤 한 상가에서 최 위원을 만났다. 그때까지 의욕에 넘쳤었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수위원 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다가 자신의 전공 분야인 통일부 업무보고(16일)를 앞두고 사퇴했기 때문에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마저도 주변에 “왜 그만뒀는지 아느냐”고 탐문하기도 했다. “내가 아는 위원들에게 다 전화를 돌려 봤는데 아무도 모르더라” “정말 모른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느냐”는 등 당선인 비서실과 인수위 관계자들도 정확한 사퇴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다만 당선인 측 한 핵심 관계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이유라고 들었다”고 했다. 최 위원은 GS그룹 허씨 일가(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사위로 처가 쪽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자신이 보유한 GS그룹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 외엔 기업 활동에 관련된 적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주식 관련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인수위원 검증을 거친 만큼 ‘개인적 흠결’이 뒤늦게 나온 게 아니라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관련한 이견이 표출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추론도 있다. 최 위원은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고 5·24조치의 단계적 해제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가진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안보가 강조되고 대북압박론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인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북 고립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발언이었다.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핵심 관계자는 이에 “정책으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 황당한 얘기”라며 “옆에서 보기에 굉장한 과로를 느끼는 것 같았다. 건강 문제인 듯하다”고 말했다. 외교통일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설사 정책 이견이 있다고 해도 젠틀해서 싸우고 나올 사람은 아닌데…”라고 했다. 새 정부의 장관 자리 등을 둘러싼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음해성 투서가 접수됐을 거라는 얘기다.

[채널A 영상] 최대석 인수위원 사퇴…“최근 과로로 힘들어 해”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최대석#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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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추천 많은 댓글

  • 2013-01-14 08:00:30

    사퇴는 할수도있다 명확한 이유를 대서 사퇴하는것이(문제가있었다면 무슨문제때문이라고 밝히는것이 박당선자의 스타일인데-결국은알아질걸-숨기면 의혹에의혹을낳는다)적어도 국민에대한 예의다.일잘하고잇는데 투서같은것있었다면 투서한자는 더 조심할사람이다.인수위 모두힘내셔요 화이팅!

  • 2013-01-14 13:46:14

    박그네의 대북정책 공약 가운데 어쩐지 친북 냄새가 난다고 생각 했는데 바로 최대석이 작품이였구나. 이사람은 북괴가 포격,군함격참을 해도 한결같이 민족화해, 민족통일, 인도지원만 외치든 친북 비둘기파다. 정치가학자들 논리대로 이상만 앞세워 될일인가?

  • 2013-01-14 11:28:18

    얼마나 기사거리에 굶주리면 이런 추측 기사를 내걸까? 인수위에 어쩌다 이런 일이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그냥 대통령 취임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지. 뭔 조바심이 그리 많은지? 인수위는 그냥 인수위이지 무슨 점령군처럼 요란하게 전리품을 흔들고 다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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