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한테도 매달 9만원의 노령연금을 주겠다는 건데… 돈 많은 사람한테 왜 세금을 낭비하나?"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1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복지공약 이행 문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최고위원은 "예산이 없는 데 공약이기 때문에 공약대로 하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든 야든 선거 때는 표를 얻기 위해 '이거저거 다 해준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며 "그러나 실제 시행을 위해선 예산을 아주 엄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마련 방법은) 세금을 늘리든지,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늘리든지, 돈 씀씀이를 확 줄이는 세출구조조정을 하든 셋 중 하나"라고 설명한 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선 증세나 재정적자는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 남은 방법은 세출 구조조정뿐이다. 그런데 세출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각 부처에서 대형 공약을 위해 조 단위의 예산을 끄집어낸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부처별로 수천억 원씩을 끄집어내야 한다는 얘기인데, 기존 편성 예산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심 최고의원은 실현이 어려워 보이는 복지공약으로 '기초노령연금',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을 꼽았다.
그는 기초노령연금에 대해 "복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은 하위 70%를 주고 있는데, 돈 잘 버는 상위 30%한테도 준다'는 얘기"라며 "이렇게 되면 65세가 넘은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도 매달 9만원을 노령연금으로 주겠다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심 최고위원은 "모든 사람에게 준다는 얘기는 소득에 따른 차등지원이라는 원칙에 맞지 않고, 재원도 충분할 리 없다"면서 "결국은 국민들의 세금에서 짜내는 것인데 돈 많은 사람한테 왜 세금을 낭비하나"고 비판했다.
그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에 대해서도 "조 단위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4대 중증질환이 공짜가 되면, 문제가 폭발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심 최고위원은 '한두 달 전에 내놓은 공약인데, 전문가들이 이런 상황을 예측 못했다는 건가 ', '이른바 '먹튀' 아니냐'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공약을 다 지키고 퇴임한 정부는 역대 단 하나도 없었다"며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약 중 실천 가능한 부분과 막상 예산을 짜다보니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으면 국민에게 고백해야 한다"면서 "(제대로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감수할 건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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